충분한 휴식도 없이 경기에 나섰지만 손흥민(토트넘)은 전혀 힘든 내색을 드러내지 않았다. 팀을 위해 헌신을 택하며 '주장의 품격'을 보여줬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6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알 나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C조 3차전에서 중국을 2-0으로 완파했다.

손흥민을 선발로 기용하는 초강수가 제대로 통했다.

손흥민은 전반 12분 페널티 지역에서 돌파를 시도해 상대 수비수 반칙을 끌어내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그리고 페널티킥을 황의조(감바 오사카)에게 양보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두 번째 득점 역시 손흥민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후반 6분 코너킥에서 정확한 크로스로 김민재(전북)의 골을 도왔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리그 경기를 풀타임 소화하고 곧바로 결전지 UAE로 넘어와 체력에 대한 우려가 적잖았던 손흥민. 하지만 그는 동료들을 먼저 생각했다.

손흥민은 "감독님과 코칭스태프, 동료들 모두 혹시 제가 피곤하지 않을까 걱정했다. 하지만 나만 고생하는 게 아니다. 나머지 선수들도 고생하고 있었다"며 "더운 날씨에 훈련과 경기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책임감을 갖고 경기에 나서서 선수들을 도와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계속되는 경기 출전도 이제는 익숙하다는 손흥민이다. 그는 "최근 많은 경기를 뛰다 보니 적응한 것 같다"며 "체력 회복하는 데 있어서 감독, 코칭스태프가 많은 도움을 줬다"고 설명했다.

태극마크에 대한 자부심도 강하다. 손흥민은 "축구를 할 수 있어 행복하다. 대표팀 옷을 입고 뛴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고 아직도 꿈 같은 일이다"라며 "대표팀 옷을 입을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은데 그 중 한 명으로 경기에 나설 수 있어 특별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전에서 1무 1패에 머물렀던 한국 축구. 이날 승리로 '공한증(恐韓症)'을 다시 각인시켰다. 그러나 손흥민은 더 높은 곳을 바라봤다.

손흥민은 "이 경기만 이기기 위해 이곳에 온 게 아니다. 우리는 더 앞을 바라보는 팀이다. (중국전에만) 신경 쓸 겨를이 없다"며 "자만하지 않고 결승까지 가는 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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