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배호 화백

‘북한이 핵(核)을 가져도 동족(同族)에게는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치명적으로 순진한 생각이다. 공산주의의 악마적 본질과 핵무기의 파괴적 효용을 간과한 것이다.

북한 같은 비정상적인 집단이 비상식적인 상황에 빠지면 핵 사용은 훨씬 더 쉽다. 핵탄두를 스커드 미사일에 장착하면 북한은 기습적인 적화통일의 유혹을 크게 느낄 것이다. 스커드 사정권은 남한 전역이다. 북한은 EMP핵폭탄도 만들 수 있다. 핵폭발 때 나오는 전자기파로 전자·전력·통신망을 마비시키는 무기다.

가상이지만 북한은 이렇게 공격할 수 있다. 서울 상공에 핵 미사일을 쏜다. 대전이나 오산의 군 지휘부에는 미사일로 EMP탄을 터뜨린다. 기습적으로 전면 남침하고 후방엔 특수부대를 뿌려 놓는다. 서울에 핵이 터지면 청와대, 국방부, 한미연합사가 붕괴될 수 있다. 미군은 보복으로 평양에 핵폭탄을 터뜨릴 것이다. 그러나 김정은을 비롯한 북한 지휘부는 이미 다른 지역 지하 벙커로 숨었다.

남한 내에서는 북한군과 한국군이 교전한다. 만약 핵 공격으로 국가 지휘부가 무력화되어 항전의지를 잃었다면 어떻게 될까. 북한은 남한을 접수할 것이다. 그러고는 미국에 휴전을 요구한다. 응하지 않으면 남한 내 미군과 도쿄에 핵미사일을 쏘겠다고 위협한다. 남한의 가장 큰 문제는 전쟁불감증 환자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공산주의 유령은 북한 권력자가 핵 버튼을 누르게 할 수도 있다. 2013년 북한이 ‘핵 불바다’, ‘제2 조선전쟁’ 협박을 해대자 카카오톡 등을 통해 전쟁괴담이 빠르게 번진 적이 있었다. 전국 학교의 휴교령, 포항 산불이 북한 소행일 것이라는 루머도 나돌았다. 패닉현상도 문제지만 전쟁불감증이야말로 위험한 증세가 아닐까.

국방부는 ‘북한군은 우리의 적(敵)’이라는 문구를 없애고 ‘대한민국 위협세력은 적(敵)’ 이라는 표현을 넣은 국방백서를 발간했다. 거안사위(居安思危)는 만고의 진리다. 안보 재앙이 어른거릴 때 군(軍)은 ‘마지막 보루’여야 한다. 2018년 4․27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 이후에도 북한은 한국 정부를 ‘괴뢰’로 비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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