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상호 잃은 대표팀, 기성용도 부상으로 대회 마감
이재성은 회복까지 시간 더 필요해

59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을 노리는 '벤투호'를 덮친 부상 악령이 쉽사리 떨어지지 않는다. 이번엔 전 주장이자 팀의 기둥인 기성용(뉴캐슬)이 부상으로 대회를 마감했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기성용은 21일(한국시간) 오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공항을 통해 영국으로 출국해 소속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그의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일정도 마감된 것이다.  

기성용은 지난 7일 필리핀과의 조별리그 1차전에 선발 출전해 경기 도중 햄스트링 부상을 입었다. 이후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재활에 매진했고 18일부터 팀훈련에 정상적으로 참가하면서 호전된 상태를 알렸다.  

하지만 부상은 완전히 떨치지 못했다. 기성용은 19일 훈련 도중 다시 통증이 재발했고 대회 종료까지 경기를 뛸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판단하에 소속팀 복귀를 결정했다. 

기성용이 부상으로 아시안컵을 마감하면서 사실상 필리핀전이 태극마크를 달고 뛴 마지막 경기가 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기성용은 인스타그램에 "하느님 감사합니다. 마침내 끝났습니다(THANK GOD IT'S FINALLY OVER)"라는 글을 남겼고 팬들은 국가대표 은퇴를 암시하는 글이라고 풀이했다.  

현재 대회를 치르고 있는 대표팀에는 분명한 전력 손실이다. 기성용은 중원을 책임지는 핵심 자원으로 대부분의 공격은 그의 발끝에서 시작된다. 경기 템포를 조절하는 능력은 물론 정확한 롱 패스까지 갖췄다. 

경기 외적인 부분에서도 대표팀에서 기성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적잖다. 고참 선수로서 팀이 쉽사리 흔들리지 않도록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해주고 있다. 또 그의 풍부한 경험 역시 팀에는 분명한 플러스 요인이다. 

대체 자원으로 황인범(대전)이라는 출중한 실력을 갖춘 미드필더가 있지만 기성용의 공백은 뼈아플 수밖에 없다.  

대표팀은 이미 한 차례 선수를 떠나보낸 아픈 기억이 있다. 나상호(FC도쿄)가 대회 첫 경기를 앞두고 무릎 통증으로 대표팀에서 낙마했다. 빈자리는 이승우(베로나)가 채웠다. 

발가락 부상을 당한 이재성(홀슈타인 킬)도 아직 정상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했다. 가족사로 잠시 한국을 다녀온 이청용(VfL보훔)은 다시 팀에 합류했지만 짧은 시간 동안 두 번의 장거리 비행을 하면서 경기를 소화할 수 있는 상태인지 우려된다.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중국을 꺾고 조 1위에 오르며 달콤한 휴식 시간을 벌었던 벤투호. 하지만 부상으로 인해 복귀가 늦어지고, 팀을 떠나는 상황까지 발생하면서 고민이 더욱 깊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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