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항거에 앞장 선 울산의 독립운동가들
지역 독립유공자 발굴․보존․추모 지지부진
독립운동역사 찾기 위한 지속적 노력 필요

 

이현호우신고등학교 교사

3․1운동 100주년 기념일이 다가오고 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들이 전국을 비롯한 울산 곳곳에서도 진행되고 있다. 울산광역시교육청도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일제강점기 울산교육 분야 중 항일독립운동 역사 찾기 연구회를 조직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연구회는 먼저 울산의 만세운동과 항일독립운동 관련 학교·학생을 조사하고, 다음으로 울산 출신으로 항일독립운동에 앞장 선 교육 관련 독립운동가를 조사·현창하는 사업을 올 한해 동안 진행할 예정이다.

울산은 1919년 4월 2일 언양을 시작으로 4월 4일과 5일에는 병영, 4월 8일에는 남창에서 독립만세 시위가 펼쳐졌었다. 특히 병영에서는 일신학교(현 병영초등학교의 전신) 학생들이 병영청년회 회원들과 같이 축구 시합을 위장해 운동장에서 공을 차올리는 것을 신호로 가열 찬 만세 시위를 전개해 다수의 순국열사가 발생한 곳으로 유명하다. 이후 일제는 병영지역을 불온시 하며 일본순사가 어린소년들에게 불로 낭심을 지지는 고문을 가하는 악행을 저지르기도 했다.

울산에서는 흔히들 3․1운동 때에만 항일독립운동이 있었던 것처럼 알고 있다. 하지만 1926년 6.10만세운동 때 울산에서는 현 울산초등, 병영초등, 언양초등, 남목초등 등의 학교에서 마지막 황제 순종의 죽음에 대한 망곡식과 더불어 학생들의 동맹휴학이 여러 차례 진행이 됐다. 이를 방해하던 병영초등의 일본인 교장은 결국 학생들에게 사과를 하고서야 동맹휴학을 간신히 풀 수가 있었다. 또 1929년 광주학생만세운동 때도 언양초등 학생들은 광주학생을 지지하는 격문을 살포하다 체포돼 재판을 받고 수형생활을 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퇴학을 당해서 학교 졸업대장에도 이름을 남기지 못하고, 아직까지 독립운동가로 추서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1922년 동구 일산진에 사립학교를 세우고 일제강점기 내내 499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보성학교 설립자 성세빈 선생은 수형 기록이 없다는 이유로 아직까지 독립운동가로 추서를 받지 못하고 있다. 보성학교는 단순히 학교의 역할만 했던 것이 아니다. 학교 건물 안에 소년회, 청년회, 신간회, 신문사 지국이 있었으며 교사들은 그 지역의 대표적인 항일독립운동가이기도 했다. 실제 이 학교 교사 출신인 서진문, 이효정 선생님은 독립운동가로 추서를 받은 상태이다.

울산에서는 독립유공자를 발굴, 보존, 추모하는 작업들이 이런저런 사정으로 지지부진했다. 연구회는 기존의 공훈록이나 수형, 재판 기록을 비롯해 당시 신문·잡지 자료, 학적부, 졸업대장 등을 일괄 조사해 울산교육 관련 항일독립운동가를 적극적으로 발굴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2월 27일 병영초등학교에 QR코드로 독립운동의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기념현판을 다는 것을 시작으로, 5월 스승의 날 울산의 참스승 선정·소개, 6월 6·10만세운동, 8·15광복절, 11월 광주학생항일운동기념일에 관련 학교 시설에서 현판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수집된 교육 관련 항일독립운동 자료로 올 하반기 울산학생문화회관에서 관련 전시회를 열고, 자료집, 책자를 발간할 것이다. 그리고 초등학교 4학년을 대상으로 한 지역교육 교재에도 수록해 내년 교과서에 선보일 준비를 하고 있다. 일제강점기 울산교육독립운동 역사를 찾고자 하는 이러한 노력이 지난 100년을 이어받아 새로운 100년을 밝히는 빛이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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