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세포 지스트 유전자 '체계적 삭제·분석' 첫 사례
한양대·연세대·하버드 의대 공동 연구 성과

한미 연구진이 여성의 X 염색체 2개 중 1개가 활성화하지 않는 과정을 확인했다.

한국연구재단은 한양대 남진우 교수·연세대 김형범 교수 연구팀이 하버드 의대와의 공동 연구를 통해 인간 여성의 두 번째 X 염색체 조절 과정을 규명했다고 7일 밝혔다.

염색체상 여성은 'XX', 남성은 'XY'로 표기한다.

말 그대로 여성은 X 염색체 2개, 남성은 염색체 1개와 Y 염색체 1개를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여성 X 염색체의 경우 남성보다 2배 많은 유전자를 발현하지는 않는다.

수정란이 약 1천개로 세포 분열되는 시기부터 세포마다 무작위로 한 개의 X 염색체가 불활성화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효율적인 유전자 절단 방법을 이용해 X 염색체를 불활성화하는 '지스트'(Xist) 리보핵산(RNA)을 체계적으로 분석했다.

이를 통해 인간 지스트 유전자 기능과 활성 부위를 구체적으로 밝혀냈다.

연구 결과 인간 지스트 유전자 메커니즘이나 조절 인자는 기존에 확인된 생쥐 지스트의 것과 달랐다.

인간 지스트 유전자에서 핵심 기능을 하는 구간이 생쥐의 경우 반복서열 구간이지만, 인간은 서열이 반복되지 않는 구간이다.

아울러 생쥐와 달리 인간 지스트 유전자를 삭제했을 때 X 염색체 재활성화가 활발히 나타났다.

인간세포에서 지스트 유전자를 일부 삭제한 연구는 있었지만, 이번처럼 체계적으로 모두 삭제해 전사체 분석을 한 사례는 없었다.

성과 도출은 크리스퍼(CRISPR/Cas9) 유전자가위를 이용한 예측 시스템(LINDEL)을 자체 개발하면서 가능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수백 개에서 수십만 개 염기로 이뤄진 긴 DNA 구간을 삭제할 수 있어서, 해당 삭제 유전자 구간 기능을 체계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

연구팀은 "X 염색체가 불활성화해 발생하는 질병 연구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암을 비롯한 다양한 질병에서 지스트 유전자 주요 부위 변이와 X 염색체 재활성화 요인을 살필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과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지원으로 수행했다.

국제학술지 '뉴클레익 애시드 리서치'(Nucleic Acids Research) 2월 20일 자에 논문이 실렸다.

저작권자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