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속 창업시장 뛰어든 퇴직자들… 폐업률 77% 달해
소상공인 행복드림센터, 창업자들 위한 아카데미 개설
마케팅 전략․재무관리 등 교육… 사업운영 적극 반영을

 

오진수울산신용보증재단 이사장

지난 2월 14일 ‘울산광역시 소상공인 행복드림센터’가 개소식을 가졌다. 지난주 제3기 행복아카데미 강의를 위해 단상에 선 강사가 강의에 앞서 ‘걱정말아요 그대’ 노래를 불러줬다. 처음엔 시큰둥한 눈빛으로 보던 교육생들이 곡 중반을 넘어갈 때쯤에는 진심을 담아 불러준 노래에 박수로 박자를 맞춰주기 시작했다.

‘그대여 아무 걱정하지 말아요.’,‘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 우리 다 함께 노래합시다.’의 가삿말을 들으며 감동을 느낀 것이다. 역시 ‘고객서비스 관리’주제의 강의도 멋들어지게 해줬다. 강의가 끝난 후 교육생들은 이구동성으로 “요즘 장사가 안돼서 어려운데, 같이 어려움을 공감해주고, 진심으로 응원해줘서 고맙다.”며 강사와 센터 직원들의 손을 잡아주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울산은 2014년부터 시작된 조선·자동차 등 주력산업의 침체와 소비위축까지 겹치면서 유래 없는 경기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역 대기업의 구조조정 여파로 조기퇴직자가 늘어나고 있고, 베이비부머 세대의 대거 은퇴도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경기불황으로 인해 청년실업 또한 증가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와 같은 조기퇴직자나 베이비부머 은퇴 세대들이 생계를 위해 창업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이들은 생애 대부분을 직장인으로 살아왔다. 즉, 사업경험이 없다. 가뜩이나 자영업자 수가 만성적인 포화상태에서 이들의 준비되지 않은 무분별한 창업은 조기 폐업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취업을 포기한 청년실업자들 또한 은퇴한 부모의 노후자금으로 창업에 뛰어들어 과열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하고 실패하는 사례를 많이 봐왔다.

통계청의 울산지역 개업 및 폐업 현황자료(2017년)에 따르면 한 해 동안 25,264개 업체가 창업했고, 19,461개 업체가 폐업을 했다. 개업업체 수 대비 폐업율이 77%에 달한다. 근무일수(246일)로 나누어 보면 하루에 103개 업체가 개업했고, 79개 업체가 사업부진으로 폐업을 한 셈이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준비되지 않은 무분별한 창업과 이로 인해 폐업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막아야 한다. 자연 생태계처럼 경제생태계도 건강한 선순환이 필요하다. 불과 수 년 전까지만 해도 산업수도로서 위상을 드높이던 울산의 경제생태계 복원이 절실한 이유이기도 하다.

다행히 관계기관에서 소상공인들을 위한 다양한 시책들을 시행하고 있다. 어렵고 절박한 소상공인들을 위해 지원기관에서는 그들이 공감할 수 있고,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지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소상공인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시책이 긴요하다 하겠다.

이번에 개소한 소상공인 행복드림센터는 창업자들을 대상으로 상권분석과 입지선정 방법, 업종별 현황과 전망 등을 교육을 통해 알려주고 있다. 사업을 운영 중인 소상공인에게는 매출향상을 위한 마케팅 전략과 세무·재무 관리방법 등 다양한 주제로 전문가를 초청하여 월 3회 아카데미를 개설하여 운영 중이다. 특히, 불경기로 인해 힘들어하고 있는 소상공인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북돋을 수 있는 커리큘럼도 시행하고 있다.

또한, 사업을 운영 중에 있으나 경영기법이 미숙하고 마케팅 방법을 잘 알지 못해 사업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에게는 업종전문가가 현장으로 직접 찾아가는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한다. 아울러 사업장 시설개선과 마케팅 비용 등을 지원하는 경영환경개선사업도 시행하고 있으니 적극적인 관심을 당부 드린다.

이제 우리는 과거의 회상이나 현재의 상황만을 탓하지 말고 희망찬 미래를 기대하며 다시 뛸 때가 됐다. ‘경제는 심리다.’라는 말이 있다. 경제주체들 모두가 마음을 다잡고, 잘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각자의 분야에서 노력한다면 밝은 미래는 분명히 찾아온다.

보약은 쓰다. 그래서 먹을 땐 힘들지만 몸 안에서 기력회복을 돕는다. 그리고 당장은 효과가 나타나지 않지만 몸 안에 머물며 천천히 체력을 보강해준다. 소상공인 행복드림센터의 지원시책이 바로 소상공인에게는 보약 같은 존재일 것이다. 바쁜 시간을 내어 교육과 컨설팅을 받아야하기 때문에 당장은 힘들고 쓰다. 그러나 전문가들이 조언하는 매출향상 방법과 마케팅 전략 등을 배워 사업운영에 적극 반영한다면 좋은 결과가 나타날 것이다.

울산경제의 근간인 소상공인들이 힘을 내어 다시 뛰는 울산, 희망찬 울산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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