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배호 화백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 때 일어난 지진 해일(쓰나미)로 이와테(巖手)현 리쿠젠타카타(陸前高田) 시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주택은 8000여 채 가운데 5000여 채가 수몰됐다. 주택 잔해가 사방에 흩어져 어디가 도로고, 어디가 밭인지도 알 수 없었다.

피해가 컸던 것은 쓰나미와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의 수소폭발 때문이었다. 최대 20m 높이의 쓰나미가 주택과 건물을 집어 삼켰다. 쓰나미에 원전 핵심부가 물에 잠기면서 핵연료가 녹아내리고 수소폭발로 방사성 물질이 대거 쏟아지면서 지옥으로 변했다.

동일본 대지진은 1만5897명(2019년3월1일 기준)의 목숨을 앗아갔다. 8년이나 지났으면 발견됐을 법도 하지만 행방불명자는 2533명이나 된다. 대지진 이후 열악한 피난 생활 중 건강이 악화돼 숨지거나 자살한 ‘재난관련사망자’도 3701명이나 된다.

가설 주택 등에서 피난생활을 하는 사람은 아직도 5만1778명이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나마 1년 전에 비해 2만1567명 줄어든 것이다. 3만1878명이 정부나 지자체가 마련한 조립식 주택, 가설 주택에 살고 있고, 1만 9654명이 친척이나 지인의 집에 얹혀 살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오염 문제도 상처로 남아있다. 꾸준한 제염 작업으로 민간인 거주 지역은 원전에서 반경 10㎞안팎으로 넓어졌다. 2018년 4월 초등학교 8곳과 중학교 6곳이 문을 열었다. 죽은 마을을 다시 살리려면 젊은 세대가 살아야 한다. 하지만 14개 학교 입학생은 단 135명뿐이다. 재해 전의 3.4%에 불과하다.

8년 전의 참상에 대해서는 잊으려는 노력과 잊지 않으려는 노력이 함께 펼쳐지고 있다. 정부는 피해지역, 특히 원전사고 영향을 집중적으로 겪고 있는 후쿠시마 부흥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2011년 3월11일 오후 2시46분 미야기(宮城)현 오시카 반도 동남쪽 바다에서 발생한 리히터 규모 9.0의 지진은 도호쿠(東北)지역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지난 11일로 8년이 지났지만 일본사회가 안고 있는 상처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주민들은 여전히 보이지 않는 방사능 잔재를 두려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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