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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돈 없이 생계 잇고자…화재 후 도로 고시원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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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컷뉴스
  • 승인 2019.03.1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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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문제에 또 발목 잡혀 반복된 고시원行

돌고 돌아 다시 고시원이었다. 옆방 투숙객의 목숨을 앗아간 화재 참사로 트라우마에 몸을 떨었지만, '생계'가 그곳에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화재로 7명이 목숨을 잃었던 서울 종로구 국일고시원 315호에 살던 박모(65)씨는 그곳에서 불과 100m 남짓 떨어져 있는 고시원에 도로 살고 있다. 

공공임대주택은 애초에 엄두조차 못 냈다. 매일 오전 6시까지 출근을 해야 하는 탓에 걸어서 15분 남짓한 거리에 있는 이곳을 다시 선택한 것이다. 

박씨는 "국일고시원에서 이 고시원으로 옮겨온 사람이 제가 알고 있는 것만 6명"이라고 말했다. 고시원 살이를 그는 "습관"이라고 했다. 

목돈도 없었다.

국일고시원 322호에 살다가 박씨와 같은 고시원에 다시 정착한 심모(60)씨는 "더 나은 조건의 집에 가기 위해선 목돈이 필요하지만 그만한 돈을 구할 데도 당장 없었다"고 말했다.

심씨의 고시원 삶은 국일고시원 4년을 포함해 18년째다. 창문 없던 방에서 또다시 창문 없는, 다만 스프링클러가 있어 4만 원 더 비싼 다른 방으로 옮겼을 뿐이다. 

화재 이후 술 없이는 잠도 제대로 이룰 수 없고, 좀처럼 긴장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해 살짝만 '쾅' 하는 소리에도 깜짝 놀라 몸서리치지만, 고시원살이는 좀처럼 끝이 나지 않는다.

절실해진 '먹고사니즘'이 그 근처만을 맴돌게 한다. 

국일고시원으로부터 1㎞도 안 되는 종로구 묘동의 한 고시원으로 거처를 옮긴 303호 생존자 김모(59)씨는 "버텨도 아는 사람이 있는 곳에서 버텨야 한다"고 말했다.

양 손가락에 입은 2도 화상이 채 낫지도 않아 당장 꾸준히 일 나가기가 힘든 탓이다.

혹시라도 급히 일을 소개받아야 할 상황을 대비해 "결국 다시 이 동네"라는 게 김씨의 말이다.

보증금도 문제였다. 

"이 동네에서 보증금이 있는 방에서 살려면 최소한 500만 원은 갖고 있어야 하는데, 그럴만한 돈이 없다"는 김씨는 음식 탄내만 맡아도 화재 당시 상황이 화르륵 떠올라 덜컥했다.

종로구청에 따르면, 국일고시원 화재 이후 이재민으로 지정된 33명 중 공공임대주택에 들어간 사람이 16명, 지방의 본가로 돌아간 사람과 현재까지도 입원 치료 중인 사람이 각각 1명이었다.

나머지 15명은 모두 '도로 고시원'으로 추정되는 상황이라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종로구청 관계자는 "고시원과 달리 공공임대주택엔 기본으로 제공되는 가구 옵션이 없다는 점에서 부담을 느낀 분들도 있는 것으로 안다"며 "사실상 대다수가 보증금 없는 고시원으로 되돌아가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홈리스행동 이동현 상임활동가는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은 생산직 노동자의 사정을 고려하면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SH가 지난 5년 동안 지원한 임대주택 208곳 중 종로구 소재지는 아예 없는 상황에서 생계를 위해 입지적 특성을 포기할 수 없는 사람들이 달리 갈 곳이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화재에 취약한 고시원살이엔 국제사회까지 나서 우려를 표하는 상황이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레일라니 파르하 유엔 주거권 특별보고관이 지난해 5월 우리나라를 방문한 뒤 쓴 "고시원 등은 국제인권법에 따른 적정주거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지난 4일 공식 문건으로 채택했다.  

"실업하거나 은퇴한 노인이 대부분인 저소득층의 숙소로 사용되는 고시원은 비좁고 기준 이하의 조건을 갖췄음에도 임대료는 놀라울 정도로 높다"는 것이다. 

파르하 특보는 특히 국일고시원 화재 사건을 두고는 "이를 계기 삼아 부적합한 생활 환경과 즉각적으로 효과가 있는 안전시설조차 없는 주거지 문제를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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