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방진화대 830명 투입…'초동조치, 주민대피에 앞장서' 
공중진화대 66명도…산림청 "악조건 속 공중진화대 역할 빛나"
산 곳곳 온몸던져 불길 잡지만…처우는 '최저임금에 컵라면'

헬기 수십 대‧소방차 800대‧1만명이 넘는 인력이 투입된 이번 국가 재난급 강원 산불이 더 큰 피해로 번지지 않은 덴 곳곳에서 활약한 '숨은 영웅'들이 있었다.  

9일 산림청에 따르면, 이번 산불 진화 작업엔 산불전문예방진화대(예방진화대) 모두 830명이 투입됐다. 고성‧속초 434명, 강릉‧동해서 233명 그리고 인제에서 163명이다. 

전국 시군구와 산불대응 주무부처인 산림청 소속인 예방진화대는 전국적으론 약 8970명 규모다. 대형 산불이나 험준한 지형에 투입되는 산불재난특수진화대(특수진화대)와 달리 이들은 주로 산 초입 등 평이한 지형에 투입돼 초동 진화를 맡는다. 주민들을 대피시키는 것도 이들의 역할이다. 

이창욱 동해안산불센터 팀장은 "이분(예방진화대원)들이 진화 작업도 하지만, 화재 초반에 산속 주민들을 한집 한집 방문하면서 대피안내를 하면서 인명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처우는 열악하기로 알려진 특수진화대보다도 한층 더 열악하다. 보통 주 5일 8시간씩 근무하는데 계약기간은 1년 중 산불조심기간인 5개월(2~5월, 11~12월)에 한정된다. 임금도 최저임금을 받아 일당으로 환산하면 대략 6만원 정도를 받는다.  

현장에서의 부족한 지원도 임금만큼이나 만만찮은 어려움이란 게 이번 진화작업을 벌인 대원들의 말이다.

강릉시 소속 조익현(50)씨는 "현장에 가면 진화복, 신발 등 장비부터 소방대원들과는 말할 수 없이 차이가 난다"며 "오히려 소방대원들보다도 깊숙한 곳까지 들어가 불을 잡고, 불씨가 살아나는게 보이면 또 올라가서 끄는 등 고생이 많다"고 말했다.

고성군 소속 구자억(69)씨도 "이번 화재 땐 경동대 뒤쪽 산에서 진압 작업을 했는데, 아무래도 산 속에서 일을 하다보니 음식, 보급품 등이 조달이 잘 안 된다"며 "밤에 투입돼 아침엔 김밥 하나에 우유, 점심엔 싸들고 온 컵라면 하나 겨우 먹는 게 일상"이라 했다.

숨은 영웅은 또 있다. 공중진화대가 바로 그들이다.  

이번 강원 산불 현장엔 전국 12개 산림항공관리소에서 모두 66명의 공중진화대원이 투입됐다. 

이들은 주로 소방차량이 닿지 못하는 산 깊숙한 곳에 헬기를 통해 들어가 불이 번지는 걸 막기 위해 낙엽을 제거하고, 물을 직접 살포하는 역할을 한다. 이번 산불 땐 강풍으로 인해 헬기 대신 차량으로 이동했다.  

산림청 관계자는 "야간에 불이 나고, 강풍이 부는 악조건 속에서 오히려 산불 상황에 맞춰 특수훈련된 공중진화대 역할이 빛났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