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배호 화백

‘힘에 의해 공간(space)으로 던져진 물체’가 발사체다. 로켓, 미사일, 항공기, 화살, 심지어 야구공까지 ‘발사체’에 해당된다. 미사일은 발사체 중에서 로켓 추진 방식으로 이동하면서 유도기능을 갖춘 장거리 무기를 뜻한다. 왜 우리 정부와 군은 북한이 5월9일 쏜 ‘북한판 이스칸테르’에 대해 미 국방부와 달리 탄도미사일(ballistic missile)이라고 공식적으로 부르지 못할까.

탄도 미사일은 발사 전반 및 상승 단계 일부 구간에서 엔진이 작동한 뒤 꺼진다. 그 뒤로는 관성으로 정점까지 도달한 뒤 목표물을 향해 자유낙하 한다. 포물선 궤적을 그리지만 최신 탄도 미사일은 하강 때 ‘변화구’형태의 복잡한 궤도를 그리기도 한다.

목표물을 타격할 때까지 엔진이 작동하여 비행기처럼 수평으로 날아가는 순항 미사일과 구분되는 부분이다. 탄도미사일은 대기권 밖 수천㎞ 상공까지 올라갔다가 자유낙하 하는 만큼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기준으로 하강속도가 마하 20을 넘어선다.

최고 속도가 마하 1을 넘지 않는 순항 미사일과 확실히 구분된다. 그만큼 파괴력이 크다. 속도가 빠르고 비행고도 및 속도가 계속 바뀌는 탓에 요격도 장담할 수 없다. 탄도 미사일에 핵탄두를 탑재해 쏘면 한 지역을 통째로 날려버리는 대량살상 무기다.

한·미양국은 부산 등 유사시 대규모 미 증원군이 들어오는 후방 지역 항만·공항 등을 보호하기 위해 경북 성주에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인 사드 1개 포대를 배치했다. 하지만 최저 요격 고도가 40㎞인 사드로 아스칸테르급 미사일을 요격하기는 어렵다. 40~50㎞사이에서 요격해야 하는데 정말 찰나의 순간이다.

북한이 9일 쏜 단거리 미사일 2발은 4일 발사한 탄도미사일 ‘북한판 이스칸테르’와 외형상 같은 무기로 확인됐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 1718호 위반이다. 대북 제재는 더 강화될 수 있다. 탄도미사일을 발사체라며 모호한 태도를 취한 우리군의 모습이 처량하다. 언제까지 ‘아버지를 아버지라고 부르지 못하는 홍길동 군(軍)’이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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