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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려도 괜찮아" 치매환자·발달장애인의 '주문을 잊은 카페'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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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울산대?LINC+사업단, 한국동서발전㈜, 내와동산요양원이 주관·주최한 '주문을 잊은 카페' 3호점이 22일 울산시립도서관 2층 카페에서 열린 가운데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22일 울산시립도서관 2층 카페에서 열린 '주문을 잊은 카페' 일일 직원으로 나선 이금애(103) 할머니가 자원봉사자와 함께 서빙을 하고 있다.  
 

“손님, 주문하신 커피가 조금 늦게 또는 다른 것으로 나올 수도 있습니다.” “틀려도 괜찮습니다.”

22일 방문한 울산시립도서관 2층의 한 카페. 카페는 반짝 영업을 예고한 시간 전부터 분주한 모습이었다. 이날 특별 직원으로 고용된 이들도 일제히 손님 맞을 준비에 나섰다. 검정 베레모에 나비넥타이, 깔끔한 흰 셔츠 정장 차림. 거기에 쉽게 지웠다가 썼다 할 수 있게 제작한 메뉴 주문판을 손에 꼭 쥐고 있었다.


오후 2시 영업시간이 되자 특별 직원의 정체가 밝혀졌다. 이들은 모두 ‘주문을 잊은 카페’ 3호점을 일일 운영하기 위해 나선 치매환자 또는 발달장애인이었다.

2명의 치매환자와 6명의 발달장애인이 열정적인 모습으로 매장 곳곳을 누비자 분위기는 금세 ‘훈훈’해졌다.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손님 테이블 안내부터 주문과 서빙까지 척척해냈다.

이날 최고령 직원으로 참여한 이금애(103) 할머니는 손녀뻘인 자원봉사자의 손을 잡고 매장 이곳저곳을 누볐다. 행여나 손님이 주문한 음료를 제때 서빙하지 못할까 연신 주방에 눈길을 뒀다. 자신이 담당한 손님들에게 “건강하세요” “맛있는 것 많이 챙겨드세요”라는 덕담도 아끼지 않았다.

이 씨는 “오늘까지 카페 직원으로 두 번째 참여인데, 카페 일을 하면서 직접 움직일 수 있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니 기분이 정말 좋다”며 “다들 체력적으로 힘들지 않을까 걱정하지만, 힘든 것은 쉬엄쉬엄하면 되니 어려운 것은 없다”고 말했다.

또, 단체손님 음료 여러 잔을 카트에 끌어 서빙을 마친 발달장애인 방성윤(27) 씨는 한마디로 ‘예스맨’이었다. 힘든 점은 없냐고 묻는 기자의 질문에 “재밌어요. 좋아요!”라며 밝은 표정을 내보였다.

또 다른 치매환자인 할아버지 직원은 “명절 때만 보던 가족을 카페 행사를 통해 자주 볼 수 있어 좋다”고 전했다.

바리스타 역할을 맡은 발달장애인들도 각자 자리에서 묵묵히 커피 제조 등에 임했다. 직원 가족들은 멀리서 지켜보며 사회에서 일하는 모습을 눈에 담았다.

손님 김현정(36) 씨는 “평소와 다른 카페 분위기에 궁금해서 들어왔다가 특별한 행사가 열리고 있어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며 “오히려 손님들을 더 신경써주는 모습에 감동받았고, 조금은 다르지만 결국 같은 마음인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들이 꾸준히 생기길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주문을?잊은?카페’ 프로젝트는 울산대?LINC+사업단, 한국동서발전㈜, 내와동산요양원이?함께?진행하고 있다. 치매에?대한?인식?개선과?발달장애인의?사회?자립을 돕기 위해 마련됐다.

시민복지재단 내와동산 우승엽?원장은 “치매로 사회생활이 어려운 어르신들과 발달장애인들이 주변 도움을 받는 환경을 벗어나 직접 자신들이 도움을 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보자는 목적”이라고 말했다.

카페 1호점은 지난달 한국동서발전㈜에서, 2호점은 이달 13일 울산대학교?직원협동조합?11호관?커피에서 열렸다.

손님들은 특별 직원들의 실수를 너그러이 받아들이고, 실수를 함께 즐기는 주문을 잊은 카페는 곧 4호점 영업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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