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전속작가제 지원사업 선정된 ‘G&갤러리’
윤은숙 작가와 참가한 ‘BAMA아트페어’ 호평
내년엔 더 많은 갤러리․지역작가가 함께 했으면

김근숙  G&갤러리 관장

“울산에도 갤러리가 있어요?”
아트페어에 방문한 관람객들에게 익숙하게 듣는 말이다. 어라. 2019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BAMA페어)에서도 어김없이 듣다니! 올해는 다를 줄 알았다. 기다렸다는 듯이 반가워 할 줄 알았다. 예측불허이다. 항상 보기 좋게 빗나가다니.

예전에는 갤러리 관계자분들이 “울산은 경기가 좋아 그림이 잘 팔리지요?” 하며 부러운 눈빛으로 묻곤 했었다. 요즈음 울산 경제가 너무 나빠서 갤러리 운영은 어떻게 하냐며 의아해 한다. 그 질문에는 언제나 “그냥 버팁니다”며 답변하며 웃어 버린다.
나의 경험치에 의하면 경기가 좋을 때도 나쁠 때도 그림을 팔기란 정말이지 어렵다.
그 가치를 몰라서 그림을 안 살 것이라는 확신에, 갤러리에서 많은 기획 행사를 펼치고 미술에 대한 지식을 공유했더니, 그동안에 컬렉터는 안목만 높아져서 국내외 유명한 갤러리의 작가 작품을 선호하게 이르렀다. 구매력이 있는 컬렉터는 “서울에 유명한 00작가의 작품을 구할 수 없을까요? 지역 작가의 작품에는 지역색이 너무 강해서 불편해요.”라면서 다소 낯선 지역작가의 그림과는 거래하기를 망설여 했다.

지앤갤러리에 성원해 주고자 찾은 나의 지인들과 단순 관람자들은 “그림이 훌륭해요.”, “울산에도 이런 작가가 있어요?” 하면서 많은 호감을 가지지만 대개는 “우린 집이 좁아요”, “대출금 갚느라 여력이 없어요” 뭐 이런 안타까운 말들만 오갈 뿐이다. 그렇지만 그림 감상을 잘 했다면서 커피와 빵 그리고 밥을 꼭 사주고 가신다.
자유가 아니면 빵을 달라고 하는 투쟁의 역사도 있었는데, ‘자유도 얻고 빵도 얻으면 됐지 뭐’하는 식으로 툴툴 털어버린 날들이 쌓이다보니 그림 팔기는 거의 포기에 이르렀다.
아차! 지앤갤러리를 믿고 함께 한 작가들은 어쩌지?

작가들에게 지원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도를 찾다가 예술경영지원센터의 ‘2019 예비 전속작가제 지원 사업 공모’에 신청했다. 이 사업은 전업 신진작가의 안정적 창작 활동 기반 구축과 화랑․비영리전시공간의 체계적 작가 발굴 및 육성기반 조성을 위한 것으로 전국의 작가와 화랑들 대상으로 예산을 지원하는 것이다.
야호! 지앤갤러리가 선정됐다. 지앤갤러리의 전속작가가 된 윤은숙작가와 그 기쁨을 나눴다. 우리의 노력이 이제야 조금씩 빛을 바라는 것이다. 2019 예비 전속작가제 예산지원에 부스비도 일부 포함 돼있어, 올해도 다행히 윤은숙 작가와 BAMA아트페어에 참가할 수 있었다.
국내 경제가 어렵다고 하는 데 페어 규모는 더 커졌다. 전국의 갤러리가 다 같은 사정으로 그 자리에서 공간을 지키기보다는 더 다양하고 많은 콜렉터를 만나기 위해서 찾아 나서는 모양이다.

아직 큰 부스비는 재정적으로 어려워 작은 부스로 참가하여 작품을 디스플레이하는데 어려움은 당연한 것이지만 새로운 관람객들을 맞이하는 설렘이 먼저였다.
강렬한 색상의 정철교작가와 라상덕 작가의 작품으로 먼저 시선을 끌고 편안한 윤은숙 작가의 작품 앞에서 시선을 머물게 하고 고덕우도예가의 도자기에 호기심을 갖는 데는 성공했다.

페어기간 중에 모니터하러 예술경영지원센터 관계자분도 지앤갤러리 부스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이때다 싶어, 갤러리 관장 체면이고 뭐고 지역 미술계의 고충을 푸념하듯이 늘어 놓았다. 그리고 혹시 지역분배로 ‘2019 예비 전속작가제 지원사업공모’에 지앤갤러리가 선정됐냐고 조심 물었더니, 지원사업에 필요한 서류를 충실히 준비한 갤러리와 전속 작가의 작품을 보고 심사한 것이라고 했다. 메이저급 갤러리도 많이 탈락됐다면서 심사하면서 윤은숙 작가의 작품을 눈여겨보았는데 실제로 보니 더 훌륭하다고 했다. 정말 큰 위로가 됐다.

“경기가 안 좋은데 무슨 그림이야”, “그림은 사치의 끝판왕”은 흔히 듣는 이야기다. 그런데 최근 울산에 소규모 갤러리가 꾸준히 들어서고 있다. 그림 팔 목적으로만 있는 게 아니다. 현실의 고단함을 잠시나마 잊고 좋은 그림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하기 바라는 욕심이 큰 것이다. 내년 아트페어에는 보다 많은 갤러리와 울산 작가들이 함께 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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