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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구대] 와해(瓦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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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병길 주필
  • 승인 2019.05.23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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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배호 화백


기와는 대개 수키와와 암키와로 나뉜다. 암키와는 아래, 수키와는 위에 놓아 둘을 연결하며 지붕을 이룬다. 이런 연상 때문에 중국 송나라 때는 기생집을 와사(瓦舍)라고 적었다. 남성과 여성의 몸을 쉽게 섞는 곳이라는 뜻에서 생긴 지칭이다. 남녀의 결합을 와합(瓦合), 헤어지는 모습을 와해(瓦解)로도 적었다. 그래서 ‘올 때는 와합, 갈 때는 와해’라는 중국 속담이 나왔다.

70년 이상 단란한 부부 생활을 한 ‘세계 최장수 부부상’ 수상자들의 인터뷰 내용을 정리한 ‘부부 백년해로 헌장’이 있다. 첫째, 인내하며 다툼을 피하라. 성숙의 기본은 인내심이지만, 성숙하지 못하다면 최소한 무조건 참지만 말고 머리를 써야 한다.

둘째, 칭찬에 인색하지 말라.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데, 칭찬하면 좋은 게 돌아온다는데, 대단한 손해도 아닌데 아낄 필요가 있을까. 셋째, 함께 기뻐할 일을 만들라. 상대가 기쁘면 득이 된다. 넷째, 서로 지나치게 의존하지 말라. 과도한 의존의 결과는 늘 상대방에 대한 실망과 비난이다. 결혼은 중간 지점에서 서로 기대고 의지하는 상태여야 한다.

2001년 4월 민간단체 '부부의 날 위원회'가 '부부의 날' 국가기념일 제정을 청원했다. 부부관계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화목한 가정을 일구자는 취지의 청원이 2007년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부부의 날’이 탄생했다. ‘가정의 달’ 5월의 21일, 둘(2)이 결혼해 하나(1)로 산다는 날이다.

빠른 경제 성장과 급속한 핵가족화로 나타난 현상이 가정 붕괴다. 여성들의 사회 참여와 경제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이혼율 세계 1위에다 무너지거나 위기에 처한 가정이 많다. 동시에 끈끈하게 결합해야 할 부부 관계가 곳곳에서 와해되고 있다.

‘부부 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는 말이 있지만 등 돌린 부부는 세상에서 가장 먼 사람이기도 하다. 골프채로 아내를 때려 죽게 한 남편이 ‘환자가 기절했다’며 119에 전화했다. 손 꼭 잡고 걸어가는 노 부부 만큼 애틋한 모습도 드물다. 얼마나 많은 고개를 넘었을까. 길은 멀고 그 길을 함께 갈 사람은 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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