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다예 기자

“선배, 이거 ‘러브웨일’ 아니에요?”

지난 2일 해외 출장으로 방문한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뜻하지 않게 ‘러브웨일'을 만났다. ‘러브웨일'은 2019 울산고래축제 홍보를 위해 지난달 3일부터 태화강과 장생포 해상에 전시된 대형 고래조형물로, 하얀 몸통에 짤막한 꼬리와 동그란 눈을 가진 귀여운 캐릭터였다.

일상을 뒤로 하고 떠난 타국에서 느낄 수 있었던 고향 향수에 대한 반가움도 잠시였다.
“선배, 남구 고래캐릭터가 왜 여기있죠?”

반가움은 당황함으로, 당황함은 곧 실망감으로 크게 다가왔다. 기존에 잘 팔리고 있는 고래 캐릭터 상품이 사랑스러운 ‘러브웨일'의 실체라니 믿을 수 없었다.

20유로 짜리 ‘LLUM DOFI'(램프 돌핀)을 휴대폰 카메라로 찍었다. 한국에 돌아가면 올해 고래축제 현장을 찾아 직접 비교해보기 위해서였다.

그렇게 지난 8일 찾은 고래축제. ‘LLUM DOFI'가 불을 밝히며 큰 인기를 얻고 있었다. 행사장 부스에서도 이를 홍보하고 있었는데, “직접 디자인을 한 것이냐”는 질문에 행사 담당자는 “중국산”이라고 답했다. ‘러브웨일'은 정말 ‘LLUM DOFI'인 것일까.

취재결과, 울산고래문화재단이 토종고래 ‘상괭이'를 캐릭터화했다며 알린 ‘러브웨일'은 중국의 한 업체에서 판매하고 있는 ‘고래무드등'과 똑같은 디자인인 것으로 밝혀졌다. 재단 측은 업체 측과 전시 전인 3월~4월에 걸쳐 제품 디자인을 공동사용하자는 공문을 주고 받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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