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쾌한 승리였다. 새벽잠을 설친 국민들이 오랜만에 활짝 웃으며 일터로 나갈 수 있었다. 폴란드에서 열리고 있는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이 결승에 올랐다. 36년 전 ‘4강 신화’를 넘어 결승 진출이라는 한국 축구의 새 역사를 썼다. 이 신화는 오는 16일 마무리되지만 지금까지의 성과만이라도 경기침체로 실의에 빠진 국민들을 위로해주기 충분하다.

신화의 주인공들 가운데 울산의 축구 명문 현대고 출신 선수가 3명이나 있다. 바로 최준, 오세훈, 김현우 선수가 그들이다. 최준(20·연세대)은 에콰도르와의 준결승에서 결승골을 넣었다. 0대0으로 팽팽하게 맞서던 전반 39분 왼쪽 페널티 지역에서 이강인(발렌시아)의 프리킥 패스를 받아 강한 오른발 슈팅으로 반대편 골문을 꿰뚫었다. 그는 축구 신동으로 ‘포스트 메시’로 불리는 이강인과 눈빛을 교환한 후, 프리킥 상황에서 미처 정비하지 못한 에콰도르 진영으로 흘려준 공을 기가 막히게 골대 안으로 차 넣었다. 이골로 한국은 에콰도르를 1대0으로 따돌리고 FIFA 주관 남자 대회에서 사상 처음으로 결승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최준은 울산 옥동초와 학성중, 현대고 수비수 출신으로 현재 연세대로 진학해 활약하고 있다. 최준은 지난 5일 열린 일본과의 16강전에서도 후반 39분 정교한 크로스로 역시 울산 현대 유스 출신인 오세훈에 헤딩골을 도와 이번 대회에서 공격 포인트 2개를 기록하고 있다.

현대고 출신의 오세훈(20·아산)의 활약도 빛났다. 오세훈은 16강 일본전에서의 골 외에도 조별예선 3차전 아르헨티나의 경기에서도 골을 넣어 승리의 주역이 됐다. 크로아티아 리그로 진출한 김현우(20·디나모 자그레브) 선수도 조별리그 2차전 남아공과의 경기에서 결승골이자 이번 대회 한국팀 첫 골을 넣어 결승 진출의 신호탄을 쐈다. 이들 현대고 동창 3인방은 한국이 결승전에 오르기까지 터뜨린 8골 중 절반인 4골을 합작해 일등 공신이 됐다. 이들은 모두 프로 축구 울산현대 유스 출신들로 알려졌다. 이들은 모두 현대고에서 선수로 활약했다. 이들은 울산 현대의 청소년 육성 프로그램을 거쳐 임대와 대학에 진학했다. 현재 선두권에 올라있는 울산 현대의 미래 자산인 것이다.

‘울산 3인방’이 오는 16일 폴란드 우치의 경기장에서 열리는 우크라이나와 결승전에서도 우뚝 빛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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