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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의 창] ‘울산 혐오’를 부추기는 세력 어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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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정원 편집국장
  • 승인 2019.06.20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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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동자 임금 차별’ 황교안 대표 ‘혐오’ 발언 여론 뭇매
‘물적분할’로 촉발된 현대중공업 사태… 지역 이기주의 매도
울산의 진짜 모습 보지않고 ‘혐오’로 갈등 부추겨선 안돼

 

강정원 편집국장

‘외국인 노동자의 임금을 내려야 한다’ ‘이주 노동자가 우리 경제에 기여해온 바가 없다’는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발언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들의 고임금 때문에 적지 않은 경영압박을 받고 있는 우리 중소기업의 애로를 어떻게든 해소해 보겠다는 의도의 발언이 역풍을 맞은 것이다.

황 대표의 발언을 액면 그대로 보면 여당을 비롯한 진보 정당과 시민사회단체들의 몰매를 맞을 수밖에 없어 보인다. 우선 황 대표의 발언은 국내에 체류하고 있는 모든 노동자에 대한 ‘차별 금지 원칙’을 명시한 현행 근로기준법에 맞지 않다. 물론 ‘잘못된 법’을 고쳐야하는 정당 대표가 할 수 있는 발언이지만, ‘차별 금지’는 우리 근로기준법은 물론 ILO 협약, 한-EU 자유무역협정 등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만큼 공당의 대표가 공개된 자리에서 언급한 것은 '무리수'였다.
이주 노동자가 우리 경제에 기여해온 바가 없다는 황 대표의 주장도 현실과 괴리가 있다. 우리 경제의 근간이 되는 중소기업과 농·어촌 등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로 인한 경제적 효과가 74조 1000억 원에 이른다는 정책보고도 있다. 이 때문에 황 대표의 이번 발언은 이주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한 노골적인 차별과 혐오라는 지적이 나올 만 하다.

혐오(嫌惡)는 사전적 의미로 ‘어떠한 것을 증오, 불결함 등의 이유로 싫어하거나 기피하는 감정’이다. 이주 노동자를 혐오의 대상으로 삼아 정치적인 ‘세(勢)’를 넓힐 생각이었다면 이는 큰 오산이다. 자신들과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향한 불만과 분노를 혐오를 부추기는 방법으로 표출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소통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을 더 기울여야 한다. 대부분의 혐오는 대상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최근 울산도 지역 사회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이들로 인해 ‘혐오’의 대상이 됐다. 현대중공업 ‘물적 분할’과 신설 중간지주사 한국조선해양의 본사를 놓고 벌인 지역사회의 움직임에 대한 외부의 시선은 차가웠다. 특히 중앙 보수 성향의 언론들이 부추기는 ‘혐오’는 상식을 뛰어넘었다.

돌이켜 보면 현대중공업의 ‘물적 분할’에 대한 지역 사회의 입장은 비교적 차분했다. 자신들의 일자리를 위해 물적분할 자체를 ‘무조건 반대’하는 현대중공업 노조의 입장과도 달랐다. 지역 사회는 현대중공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물적 분할에 대한 지지 입장을 누차 밝혔다. 관심을 둔 것은 물적 분할 후 한국조선해양의 존속법인을 어디에 두느냐 였다. 지역사회는 그동안 현대중공업을 세계1위 조선소로 키운 울산에 존속법인을 두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철호 시장과 황세영 시의장의 삭발도 이를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외부의 시선은 달랐다. 지역사회가 민주노총 사업장의 노조와 함께 회사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몰아갔다. 지역 정치 세력이 회사 경영에 개입하려 한다고도 했다. 존속 법인이 울산을 떠나면 껍데기만 남을 수 있다는 지역 사회의 우려는 ‘지역 이기주의’로 매도 됐다. 지역 사회가 마치 회사의 어려운 경영 상황에는 안중에도 없는 것처럼 오도 됐다.

현대중공업 노조의 행태도 기계적으로 ‘혐오’의 대상이 됐다. 파업과 주총 저지 과정에서 벌어진 마찰들은 확대되어 ‘있을 수 없는 일’이 되어 세상에 퍼졌다. ‘도대체 공권력은 뭐하느냐?’는 경찰과 정부에 대한 질책도 줄을 이었다. 경찰력이 기업의 주총 현장을 확보하고, 노조의 파업을 ‘불법’으로 몰아 제압해야 한다는 말로도 들렸다.

물론 노조의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반드시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 하지만 노조의 정상적인 쟁의 활동까지 ‘귀족노조의 폭력 파업’으로 몰고 혐오의 대상으로 덧칠해선 안 된다. 그래서 인내심을 가지고 사태가 평화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도록 한 울산 경찰은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

현대중공업 '물적 분할'과 관련된 일련의 사태 속에는 지역 사회 구성원들이 지키려한 조선산업에 대한 자긍심, 존속법인 존치에 대한 지역 여야 정치권의 한 목소리, ‘비폭력’을 외치며 최악의 충돌을 피한 현대중 노사의 절제, 그들에게 보낸 시민들의 성원 등 울산의 진짜 모습이 있다. 울산 혐오'를 부추긴 세력들에게 이를 어떻게 보여줘야 할지 지역사회가 함께 고민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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