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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지방경찰청과 함께 하는 월간 울림-기억해요] “선배가 자랑스럽습니다”…후배 경찰들이 전한 감동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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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지은 기자
  • 승인 2019.06.23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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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국보훈의달 특집 이벤트] 

전투경찰 출신 참전용사 최정순 할머니의 ‘아주 특별한 하루’

UTV는 호국보훈의 달 특집 인터뷰에서 만난 최정순(87) 어르신에게 의미 있는 하루를 선물하고자 충북지방경찰청의 협조를 받아 특별한 이벤트를 기획했다. 최정순 어르신은 충청북도경찰국, 영동경찰서 등에서 근무했었다. 최정순 할머니는 이날 과거 충청북도경찰국이 사용했던 충북도청 건물에서 후배 여경들에게 여러 이야기를 들려주며 과거를 회상했다.

 

60여년 전 근무한 충청북도 경찰 후배들이 초대장 보내 
정복 경찰 40여명 거수경례…최 할머니 “생애 최고 대우” 
남택화 청장 “역사 모르는 조직이 사명 다할 수 있겠나…
선배와 함께하는 뜻 깊은 자리 마련한 UTV에 감사”

통기타 밴드 여경 3인방 어니언스의 ‘편지’ 합창 공연    
순직 경찰관 추모공간서 경찰의 길 인도한 친척 명비 발견 
첫 부임지 충북도경찰국 건물로 시간여행에 감개무량 

최정순 할머니가 차에서 내리자 충북경찰관들 수십여명이 선배를 향해 일제히 거수경례를 하며 존경의 마음을 표시했다.

 

“일동 차렷, 경례!”

지난 18일 오전 10시 충북지방경찰정 정문 앞. 백발노인이 차에서 내리는 순간, 도열한 정복 경찰관 수십 여 명이 일제히 거수경례를 한다.

6·25 전쟁 때 지리산 공비토벌 작전에 투입된 전투경찰 출신 최정순(87·울산 남구 달동) 할머니와 충북지방경찰청 소속 후배 경찰관들의 첫 만남 장면이다.

수사과 나승균 경감의 손을 잡고 들어선 청사 로비의 LED 전광판에는 최 할머니의 방문을 환영하는 문구가 써져있었다. 마중 나온 남택화(간부후보 35기) 청장이 할머니에게 꽃다발을 안겨드렸고, 회의실로 이동하자 40여명의 경찰관이 큰 박수로 대선배인 할머니를 맞았다. 경찰들은 여경 3인방의 통기타 반주에 맞춰 할머니 최애곡인 어니스트의 <편지>를 합창했다.

‘생애 최고의 의전’에 어쩔 줄 몰라 하며 “너무 감사하다”는 인사를 연신 건네는 할머니에게 남 청장은 “선배님을 모시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격려했다.

 

충북경찰청장의 초대장을 받은 최정순 할머니는 “얼마만에 충북에 가는 건지 모르겠다. 빨리 가보고 싶다”며 설레했다.

 

◆울산 유일 여경 출신 생존 참전용사

울산매일 UTV가 지난 6월 11일 방송한 ‘여경·여군 출신 최정순 할머니가 말하는 전쟁과 공비 토벌 참상’ 영상은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다.

1932년 경남 함양에서 5남매 중 맏딸로 출생한 할머니는 배움에 대한 열정이 남달라 진주여고로 진학(4회 졸업생)했고, 졸업한 1950년 6월에 전쟁이 터졌다.

그 해 12월 정부는 공비토벌을 위해 태백산·지리산경찰전투사령부를 임시 창설했고, 할머니는 자원했다. ‘구국호국경찰’이라는 이름으로 빨치산이 들끓는 지리산 고지의 막사에서 부상병을 치료했다.

대한민국재향여경회에 따르면 6.25 전쟁 당시 전국에서 여경·여군을 포함해 2,400여명의 여성이 참전했다. 참전 여경 중 현재 생존자는 최정순 할머니를 포함해 33명이다. 울산에서는 최 할머니 혼자다.

최 할머니가 투입된 대표적인 전투는 ‘달궁 전투’. 1951년 달궁 계곡에는 빨치산 지휘관 이현상을 비롯한 공비 900여명이 무기공장까지 만들며 은거하고 있었고, 군경작전을 통해 90명이 넘는 적을 사살했지만 아군 역시 40여명이 전사하거나 부상 당했다.

1952년 소속 경찰전투사령부가 해체되자 할머니는 경찰대학의 전신인 국립경찰전문학교로 진학해 충북도경찰국, 영동경찰서, 충주경찰서에서 근무했지만 건강악화로 퇴직했다. 이후 여군 간부후보 모집공고를 본 할머니는 용산 여군훈련소를 거쳐 소위로 제대했다.

최 할머니는 충북경찰청의 이벤트에 연신 감사하다고 전했다.

 

◆언론-경찰 ‘공조’ 이벤트

할머니의 이런 사연이 공개되면서 ‘6·25 전쟁에 여성이 참전한 사실을 처음 알았다. 놀랍고 대단하시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UTV와 충북지방경찰청은 할머니에게 특별한 하루를 선물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할머니 뿐 아니라 이 땅의 모든 국가유공자의 헌신적인 나라사랑 정신을 되새기자는 취지에서였다.

‘6·25 당시 어린 나이에 전쟁에 뛰어들어 나라를 위해 헌신하고 이후 충북지역 경찰로서 활약한 최정순 어르신의 공로에 감명 받아 충북지역 경찰을 대표해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자 정중하게 모십니다.’

호국보훈의달 특집이벤트 <월간 울림-기억해요>는 남 청장이 쓴 초대장을 UTV가 할머니에게 전달하는 것으로 시작이 됐다.

 

충북경찰청이 최 할머니에게 보낸 초대장.

 

충북 경찰들은 설렘을 안고 울산에서 3시간 반 거리를 달려간 할머니를 위해 선후배 대화의 시간을 마련, UTV가 제작한 인터뷰 영상을 함께 보며 6·25전쟁 당시의 참상을 전해 들었다.

“그 당시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무슨 일을 하셨을까요?”, “옛날 여성 경찰관이 맡았던 임무가 어떤 거였는지 들려주세요” 등 할머니에 대한 궁금증이 쏟아져 나왔다.

할머니의 애창곡인 어니언스의 ‘편지’를 연주하는 여경 3인방.

 

충북 청주흥덕경찰서 OOO·OOO·OOO 등 여경 3인방의 통기타 공연도 이어졌다. ‘말없이 건네주고 달아난 차가운 손/ 가슴속 울려주는 눈물 젖은 편지/ 하이얀 종이 위에 곱게 써내려간/ 너의 진실 알아내곤 난 그만 울어 버렸네…’ 할머니의 최애곡 어니스트의 <편지>를 경찰관들이 합창했다.

 

최정순 할머니는 청사 로비에 마련된 ‘명예로운 충북경찰의 혼’ 추모공간에서 참배하면서 그를 경찰의 길로 이끌어 준 친척오빠 ‘최석규 경위’의 명비를 발견해 추억에 잠기기도 했다.

 

청사 로비에 마련된 ‘명예로운 충북경찰의 혼’ 추모공간에서 참배하면서는 반가운 이름과도 해후했다. 빽빽한 할머니를 경찰의 길로 이끌어 준 친척오빠 ‘최석규 경위’의 명비를 발견한 것. 최 경위는 1972년 11월, 충주경찰서 경비근무 상황을 감독하던 중 과로로 쓰러져 순직했다.

 

◆여경 후배들과 함께 한 ‘시간여행’

거수경례로 가는 길을 배웅한 충북 경찰관과 아쉬운 작별을 나눈 뒤 이동한 곳은 충북도청. 할머니의 첫 부임지 충청북도경찰국이 사용했던 건물이다. 속절없는 세월 속에 옛날 근무했을 적과는 외관이 많이 바뀌었지만, 할머니는 찬찬히 둘러보며 과거를 회상했다.

첫 부임지로의 ‘시간여행’에는 여성청소년과 김혜련 경사·보안과 송준영 경사 등 두 여경 후배가 동행해 할머니의 경험담을 들었다.

“의무실에 근무할 때 보면 포탄에 맞아서 한쪽 팔이 떨어져나간 부상병도 오는데 뜨거워서 떼굴떼굴 굴러요. 죽은 사람들은 손으로 대충 덮어놓고 그랬어. 그런 걸 볼 때 ‘참 전쟁이란 게 너무 한심하다’ 싶더라고.”

“여자는 하나도 없었어. 고지에선 남자들하고 한 막사에서 같이 잤지. 그때는 남자고 여자고 구분할 경황이 없었어. 어디서 공비들이 들어오는가 싶어서 그런 거만 신경 썼지. 여자답지 않고 남자들처럼 돌아다닌 그런 것이 사람들한테는 부끄럽지. 그래도 훈장만 보면 흐뭇해요.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다는 게 내가 기특하지. 내가 나라를 위해서 좀 봉사를 했구나 싶어.”

“전쟁 끝나고 내가 경찰로 근무할 때도 여경들이 얼마 없었어. 그래서 자부심을 가지고 일을 했지. 교통정리도 하고, 미용실 허가도 내주고, 사무일도 보고 그랬다고. 정말 신나게 일했어.”

충북경찰청은 선배 최정순 할머니를 초청해 생생한 경험담을 듣고, 감사 인사를 전하는 시간을 가졌다. 남택화 경찰청장은 “선배님을 만나 존경의 마음을 전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준 UTV에 감사하다”고 밀했다.

 

◆“오늘은 나 최정순 생애 아주 값진 선물”

‘생애 최고의 의전’을 받으며 60여년 만의 충북 나들이를 다녀온 할머니.

백발의 할머니는 “너무 눈물 나고 고마운 날이야. 나 최정순이 이런 대우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해본 적이 없었어. 내 생애 아주 값진 선물이 됐어”라고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

이날 할머니와 동행한 딸 박지혜씨도 “엄마는 오늘 내내 가장 기분 좋을 때 짓는 표정이셨다”고 했다.

최정순 할머니와 충북경찰청의 기념촬영 모습.

 

남택화 충북지방경찰청장은 “뜻 깊은 행사였다. 역사를 모르는 조직이 어찌 제대로 사명을 다하겠느냐”며 “건강하신 선배님을 만나 존경의 마음을 전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준 UTV에 진심으로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월간 울림 6월호-기억해요>는 오늘 오후 7시에 공개된다.

최정순 할머니가 들려주는 6·25전쟁 참상 영상과 함께 울산매일 UTV 공식홈페이지(www.iusm.co.kr), 유튜브 채널(www.youtube.com/user/iusm009)에서 만날 수 있다.

뉴미디어부 김지은 기자 fantastig@iu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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