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남구지역의 개발 사업 논의가 시작되면서 울산시교육청도 초등학교 신설·증축을 검토하고 나섰다.
울산시교육청은 남구 야음·여천동지역에 신설 초등학교 용지를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남구 야음근린공원 일대 총 83만6,546㎡ 부지에 대해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 공급촉진지구 개발 사업을 추진하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LH 측은 올해 12월 지정고시를 거친 뒤 내년 6월 지구계획승인을 신청하고, 2023년 상반기 착공해 2026년 12월 준공할 계획이다. 공동주택 4,232세대, 단독주택 88세대 등 총 4,340세대 규모다.
시교육청은 이 개발 사업이 마무리돼 실제 입주가 시작되는 2028년께 지역의 학생 수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사업 대상지 인근에는 도산초등학교와 여천초등학교가 있지만, 모든 학생을 수용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도산초의 경우, LH의 해당 사업뿐만 아니라 인근 깨밭골지역주택조합 등 재개발 사업도 추진되고 있어 학생 수 증가 요인이 적지 않다. 도산초는 최대 24학급을 수용할 수 있는데, 현재 17학급이 운영 중이다. 시교육청은 도산초를 32학급으로 증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울산지역의 대표적인 소규모 학교인 여천초는 사정이 다소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최대 18학급을 수용할 수 있는 여천초에는 현재 6학급뿐이다. 학급당 학생수도 15.5명으로 다른 학교의 60% 수준이다. 시교육청은 앞으로 개발 사업이 마무리되면 여천초에도 학생 100여명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LH가 추진하는 개발 사업으로 유입되는 모든 학생을 여천초가 수용하는 것은 역부족이다. 사업 대상지역 중 여천초와의 거리가 가장 먼 곳은 약 1.5㎞로 통학 기준에는 부합하지만, 통학여건이 맞지 않다고 시교육청은 밝혔다. LH 측은 근린공원 등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밝혔는데, 지역이 넓고 대부분 임야라 어린 초등학생들이 산을 넘어 통학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시교육청은 여천초를 증축하는 안보다 개발 지구에 학교용지를 확보해 30학급 규모의 초등학교를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10년 후의 학생 수를 예측하는 일이라 쉽지는 않지만, 최대한 수요를 반영해 학교 증축·신설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늦어도 다음주 중 LH 측에 도산초 증축과 신설 초등학교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LH 측은 시교육청의 의견을 수렴해 신설 학교 용지를 확보한 뒤 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그러나 학교 용지가 확보되더라도 실제 초등학교 신설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학교 신설을 위해서는 교육부의 승인과 함께 예산을 교부받아야 하는데, 전체 학생 수가 계속 줄어드는 상황에서 남구지역의 개발 요인만으로 교육부를 설득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앞서 추진되고 있는 북구지역의 강동고등학교, 송정중학교, 제2호계중학교도 인근 지역의 기존 학교를 폐지하거나 통합하는 조건으로 교육부 신설 승인을 받았지만 추가 학생 유입, 학부모와 주민들의 항의 등으로 통·폐합하지 못해 교육부에 예산을 반납해야 할 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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