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의 2020년 도쿄올림픽 세계예선전 승리 이후 인종차별 행위인 '눈 찢기' 세리머니를 해 공분을 산 러시아 코치가 황당한 변명만 늘어놨다. 

이탈리아 출신의 세르지아 부사토 러시아 여자배구 대표팀 수석코치는 지난 5일(한국시간) 러시아 칼리닌그라드에서 열린 올림픽 세계예선 E조 3차전에서 한국에 역전승을 거둔 뒤 만면에 미소를 지으며 양손으로 눈을 찢는 세리머니를 했다. 

눈을 찢는 행위는 아시아인의 신체적인 특징을 비하하는 인종차별 동작이다. 이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국제축구연맹(FIFA) 등 스포츠계에서 엄격히 금지하는 행위다. 

아시아인을 비하하고자 하는 의지가 다분히 느껴진 행동이었다. 이에 대한배구협회도 이를 공식적인 항의 절차에 돌입하기로 했다. 

배구협회는 국제배구연맹(FIVB)와 러시아배구협회에 항의 공문을 보내 부사토 코치에 대한 징계 등 적정한 조치를 요구하기로 했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부사토 코치는 진화에 나섰다. 

부사토 코치는 7일(한국시간) 눈 찢기 사진을 공개한 러시아 스포츠 전문 매체 '스포르트 24'와의 인터뷰에서 "내 행동은 일본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러시아가 나가게 된 것을 축하하는 것 외에는 아무 의미가 담기지 않았다"며 "현재 휴가 중이라 미디어를 접하지 못해 내 행동이 무엇이 문제인지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2016 리우올림픽 당시에서 브라질에 가는 것을 축하하기 위해 삼바 춤을 췄다. 이것과 같은 방식이다"라고 황당한 변명으로 사태의 본질 흐리기에 나섰다. 

삼바는 브라질 전통춤이다. 리우 올림픽 진출 기쁨에 삼바 춤을 췄다는 것은 납득할 수 있다. 하지만 눈 찢는 행위는 엄연히 의미가 다르다. 아시아 어느 나라도 눈 찢는 행위를 문화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부사토 코치는 오히려 언론이 사태를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모든 팬과 한국팀, 그리고 연맹에 사과한다"면서도 "악의는 없었다. 언론에서 과대 해석했을 뿐이다"라고 전했다. 

부사토 코치는 이어 "한국과의 경기는 우리에게 매우 어려웠다. 한국은 일본행 티켓을 받을 자격이 있었지만 우리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며 "올림픽에 참가하게 되어 기쁘지만 상대를 모욕할 생각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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