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병철울산중부소방서 남성의용소방대장

여름철 고온현상으로 말벌 활동·번식력 왕성
지난해 벌집제거 출동 건수 83.5%가 7~9월
벌초 전 말벌 쏘임 예방·응급처치법 알아둬야

올해 추석은 9월 중순(13일)로 다른 해보다 빠르다. 무더위로 인한 온열사고와 피서객들의 수난 사고에 대한 긴장감이 풀리기도 전에 성묘객들의 안전이 우려된다. 성묘객 안전의 가장 큰 위협요인인 바로 ‘벌’이다. 특히 사람들에게 치명상을 입히는 말벌로 인한 피해가 걱정이다. 
여름철 고온현상이 지속되면서 말벌의 활동력과 번식력이 왕성해진다. 그만큼 이 시기에 벌 쏘임 사고가 많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소방청에 따르면 지난해 벌집 제거를 위해 119구조대가 출동한 건수는 14만7,003건에 이른다. 월별로 보면 8월이 5만3,978건(36.7%)으로 가장 많고, 7월(3만8,730건·26.3%)과 9월(3만152건·20.5%)까지 합하면 전체 출동 건수의 83.5%가 7~9월에 몰려 있다. 
2017년에도 전체 출동 건수 15만8,588건 중 82.9%(13만1,458건)가 7~9월에 집중됐었다. 7월 3만4,748건, 8월 5만8,924건, 9월 3만7,786건이다. 
자료를 찾아보니 말벌은 1월에서 3월까지 짝 짖기와 겨울잠을 자다가 3월에서 5월에 여왕벌 홀로 작은 집을 짓고 활동을 시작한다고 한다. 이때까지는 벌집이 작아 사람의 눈에 띄지 않고 세력만 키운다. 6월에서 10월까지 개체 수를 늘리다 추석 전후로 날이 추워지면 기존의 집을 버리고 따뜻한 지역으로 이동을 감행한다. 이때 여왕벌은 벌집에 홀로 남아 다음 해를 위한 겨울잠을 자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말벌들이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는 시기는 바로 지금 8월이다. 농구공 크기의 말벌집이 발견되는 것도 보통 이 시기다. 
말벌은 일벌들과 달리 공격성이 크다. 종족 번식의 목적성이 뚜렷하기 때문에 목숨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들의 안전에 위협적인 것은 맹목적인 집단공격을 개시한다. 말벌의 무기는 벌침이다. 강한 알레르기 반응을 보일 경우 온 몸이 퉁퉁 부어 기도가 막혀 질식해 사망하기도 한다. 
따라서 벌초에 나서기전 말벌 쏘임 예방법 및 응급처치에 대해 알아 둘 필요가 있다. 
벌초하러 갈 때는 벌을 자극하는 노란색 또는 흰색 등 밝은 계통 및 보푸라기나 털이 많은 재질의 의복은 피해야 한다. 또한 가능한 맨살이 드러나지 않도록 하고 강한 냄새를 유발하는 향수․화장품등의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벌초를 시작히기 전에 주변환경을 미리 파악하고 지팡이나 긴 막대 등을 이용해 벌집의 유무를 살펴 벌집 가까이 접근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말벌이 나타났을 때는 팔을 휘젓는 등의 큰 동작을 취하는 것을 삼가야 한다. 이런 동작은 벌들에게 공격으로 인식돼 공격성을 높이기 때문에 움직임을 최소화해야 한다. 앉거나 엎드린 후 꼼짝하지 않고 있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만약 말벌이 공격했을 때는 당황하지 말고 재빨리 현장에서 최소 20m 이상 벗어나는 것이 중요하다. 1차 공격한 벌이 페로몬을 발산시켜 다수개체의 2차 공격을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벌에 쏘였을 경우 최대한 빨리 벌침을 제거해야 한다. 쏘인 부위에 벌침이 남아있는 경우 카드 같이 얇고 단단한 물건을 이용해서 쏘인 부위의 피부를 가볍게 긁어내 독침을 빼낸 후 깨끗한 물로 씻어 내어내면 된다. 통증과 붓기를 가라앉히기 위해 냉찜질을 하는 것이 좋다. 
평소 알레르기에 취약한 경우 현기증, 마비 및 호흡곤란 등이 올 수 있기 때문에 신속하게 119에 신고하거나, 병원으로 가 응급처치를 받아야 한다. 
벌 쏘임에 대한 세심한 주의로 올해도 안전한 성묫길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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