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휘웅 울산광역시의원

원스톱 실종 대응 통합시스템 구축·일시보호소 함께 설치
환자·가족·지역민 정기적 ‘모의 훈련’으로 인식개선 필요
토론회서 시·구·군·경찰청·민간기관 함께 방안제시 기대

실종 열흘 만에 극적으로 구조 돼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온 조은누리 사건 이후 발달장애인의 실종예방과 대응 체계 구축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울산의 경우 아동과 장애인, 치매환자 등 매년 600여 건의 실종 신고가 접수된다. 그러나 최근 5년 동안 접수된 실종신고자 가운데 10명은 결국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이런 상황을 반영해서 울산광역시의회에서는 지난 14일 발달장애인-치매환자 실종예방과 대응체계 구축을 위한 간담회를 가졌다. 이 날 간담회에는 장애인과 치매환자 관련 단체장, 기관장, 경찰청과 울산시, 구·군 담당자 등 관계자 30여 명이 참석해서 각종 현황과 실종 사례를 나누고 대응체계 개선을 위한 논의를 진행했다. 
현재 장애인과 치매환자 등의 실종예방과 수색 기법은 사전등록(지문 및 사진 등), 위치추적, CCTV 분석, 공개수사 등으로 확인됐다. 사전등록제도는 18세 미만 아동이나 지적-자폐성 장애인, 치매환자 실종에 대비해서 지문이나 사진 등 개인정보를 경찰청 실종자 정보시스템에 등록하는 제도이다. 이는 실종자가 발견됐을 경우 빠르게 신원을 파악해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조치하는 데 효과적이다. 
또한 일부 지방자치단체나 경찰서에서는 중증 발달장애인 실종예방을 위해 GPS 위치알림이 단말기와 치매환자를 위한 배회감지기를 보급하고 있다. 이는 실종 이력이 있고, 실종 위험성이 높은 발달장애인과 치매환자를 우선 선정해서 위치정보를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한 후 전송한 후 위급상황 시 바로 대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조은누리 실종 사건처럼 CCTV가 없는 곳이나 실종된 장소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힘든 경우 유용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발달장애와 치매환자 등에 대한 시민 인식 전환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 사람들의 특성을 모를 경우 배회하고 있는 장애인과 치매환자를 봤을 때 제대로 된 대처를 하지 못하고, 초기 발견 기회를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간담회 진행 결과, 실종사건도 긴급조난사고처럼 골든타임(golden time)이 존재한다는 의견이 집중적으로 나왔다. 따라서 실종 즉시 가장 빨리 찾을 수 있는 ‘원스톱 실종 대응 통합 시스템’을 구축하고, 가족이나 보호자를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 일정 기간 보호할 수 있는 ‘일시보호소’를 함께 설치해야 한다는 과제들이 제시됐다. 
이러한 시스템과 일시보호소 설치가 이루어지는 동안 손 놓고 있을 수 없기 때문에 관련 민간기관과 공공기관이 발달장애인과 치매환자 가족,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정기적인 ‘모의훈련’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사회적 인식을 바꾸는 효과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울산광역시의회는 이번 간담회에서 제시된 의견들을 바탕으로 오는 9월 19일, 시의회 1층 시민홀에서 관계 전문가와 가족, 시민 등이 참석하는 ‘발달장애인-치매환자 실종예방 및 대응체계 마련 토론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이번에 예정된 토론회를 통해 당사자와 가족, 보호자들의 특성과 현재 상황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한편 울산광역시와 구·군청, 경찰청, 민간기관이 함께 실종예방과 대응 체계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방안이 제시되길 기대한다. 
울산광역시의회는 이번 간담회와 토론회를 시작으로 울산시민 누구나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관련 예산을 확보하고, 발달장애인과 치매환자 실종예방과 대응 체계 마련을 위한 조례 등을 제정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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