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가 박지음  
 
   
 
  ▲ 소설가 이서안  
 
   
 
  ▲ 소설가 정정화  
 
   
 
  ▲ 6인 작가 테마 소설집 ‘나, 거기 살아’  
 
   
 
  ▲ 소설가 강이라  
 
   
 
  ▲ 소설가 고요한  
 
   
 
  ▲ 소설가 문서정  
 

소설에 투영된 ‘도시’는 대개가 가상의 공간이다. 소설문학이 갖고 있는 허구를 염두에 두면 도시 뿐 아니라 그 속의 골목들도 작가가 의도한 공간일 수 밖에 없다. 실제 도시와 골목의 이름을 차용하더라도 작가에 의해 철저히 조작(?) 된다.

여섯 명의 소설가가 진짜 ‘도시 이야기’를 풀어냈다. 지금 살고 있거나, 살았거나, 잠시 머물렀던 도시를 소설 속에 담았다. 서울, 전북 진안, 경북 경주, 전남 진도, 울산, 경북 포항 등이 그곳이다.

문단에서 촉망 받고 있는 6인 작가 테마 소설집『나, 거기 살아』(문학나무). 강이라 고요한 문서정 박지음 이서안 정정화 소설가가 참여했다. 이중 강이라 이서안 정정화 소설가는 울산에서 활동하는 ‘토박이’ 작가다.

이들의 의기투합은 어느 문학행사가 끝난 후 뒤풀이 모임에서다. 누군가 “우리가 살았거나 머물렀던 도시 중 가장 마음에 남는 도시에 대해 단편 소설을 한편씩 써서 엮어보자”고 했다. 그래서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데워져오는 그런 도시, 언제든 기차를 타고 서너 시간만 가면 도착할 수 있는 곳을 그렸다고 한다.

강이라의 ‘웰컴, 문래’.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서울의 문래동 이야기다. 일제강점기엔 방적공장이, 해방 후에는 철공소가 밀집되어 있던 곳이다. 지금은 가난한 예술가들이 모여 있는 곳. 공예작업을 하며, 몰리아모리에 관한 소설을 쓰고, 눈사람을 만들며 살아가는 청춘들의 알 듯 모를 듯 한 사랑이야기가 있다.

‘하우젠이 말하다’라는 이서안의 소설은 파격이다. 제목에서 암시하듯 소설의 화자는 건축물 집이다. 하우젠은 자신을 손님들에게 안내하는 ‘당신’을 하루 종일 관찰한다. 소설 속에서 하우젠을 빛나게 해주는 조연으로 울산 태화강과 태화루와 십리대숲 등 익숙한 이름들이 등장한다.

정정화의 ‘스윈의 노래’는 포항이 배경이다. 베트남 이주여성인 스윈이 누볐을 바닷가 마을, 파도소리, 고깃배 엔진소리, 갈메기 울음소리가 있는 곳이다. 늙은 남자와 사랑 없는 결혼을 하며 어떤 꿈도 꿀 수 없는 타국으로 떠나온 스윈의 뜻 모를 이국노래가 마음을 시리게 한다.

이 외에도 자신이 태어난 전남 진안을 배경으로 한 고요한의 ‘오래된 크리스마스’, 경주 보리사를 배경으로 잡은 문서정의 ‘레이나의 새’, 전남 진도를 배경으로 한 박지음의 ‘영등’도 실렸다.

테마 소설집을 평한 윤후명 소설가는 “이 소설들을 읽으며 찰스디킨스의 ‘두 도시 이야기’를 떠올렸다는 것은 지나친 표현일지라도 우리 소설에 이런 시작이 있을 수 있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며 “우리 소설의 새로운 돌파구를 이렇게 찾아보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여겨진다”고 했다.

저작권자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