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제안에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모임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의 유승민 의원이 화답하면서 ‘보수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황 대표의 보수 대통합 제안에 유 대표는 “보수 재건의 3원칙이 지켜진다면 진정성 있게 대화에 임하겠다”고 답했다.

내년 21대 총선이 5개월 가량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야권 정계개편의 신호탄이 떠오른 셈이다.

보수진영이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우리공화당 등으로 분열된 이후 3년만의 ‘통합’ 시도다. 지금 상황에선 내년 총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과연 보수대통합이라는 단일대오를 구축할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된다.

다만 지난 탄핵 과정에서 보수 진영 내 갈등의 골이 깊은데다, 총선 공천 등 복잡한 관계 때문에 실질적 통합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황 대표의 ‘보수 빅텐트’ 구상이 구체적이지 않은데다 대상도 포괄적이어서 당 안팎에서 설왕설래가 오가고 있다.

황 대표의 보수통합기구 제안에 대해 유 의원은 ‘대화하자’고 화답했지만 7일 “굉장히 어려운 대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황 대표의 보수대통합에 대해 “‘퇴행적인 양극단의 대결 정치’에 시동을 걸기 위한 추임새에 불과하다”며 “시대착오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바른미래당과 우리공화당 양측 간 간극을 메우긴 쉽지 않아 보인다.

우리공화당의 의석수는 2석이지만, 지지기반이 한국당의 전통적인 터전이어서 쉽게 버릴 수 없는 카드다.

총선기획단에 참여하는 한 의원은 “바른미래당과 우리공화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문제에 대한 인식부터 시작해서 관점 자체가 다른 정당”이라며 “다 같이 통합하기는 정말로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당 일각에서는 유승민계만 참여하는 통합 논의는 의미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 관계자는 “통합 논의를 시작할 때 한국당, 바른미래당, 우리공화당과 재야 보수 세력이 모두 들어가야 한다”며 “그러려면 통합협의체부터 모든 보수 세력을 대표할 수 있는 인사들과 골고루 구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보수통합에 대한 물밑작업이 충분히 이뤄졌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한 중진 의원은 “논의 과정에서 유승민 의원이 이야기하는 ‘탄핵의 강’을 어떻게 건널지, 통합논의기구 간판을 누구로 세울 것인지도 과제”라며 “이런 작업이 얼마나 정교하게 잘되어있는지 불안 불안하다”고 우려했다.

당내 친박(친박근혜) 의원들의 반발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한 3선 의원은 “통합에 대한 진정한 의지가 있다면 이러한 목표 발표가 행동과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는 사전 정지작업이 있었을 텐데 그런 정황이 잘 보이지 않았다”며 “박찬주 전 대장 영입 논란 등 앞서 불거진 ‘리더십 위기’ 때문에 급히 발표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총선기획단 구성 등 최근 지도부의 행보를 보면 통합에 대한 절실함이 과연 있는지 모르겠다”며 “얼마나 깊은 성찰을 하느냐, 얼마나 의지가 있느냐가 관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황 대표는 일단 당내 통합협의기구를 설치하고 실무팀에 홍철호·이양수 의원을 선정하는 등 협상 준비를 시작했다.

박맹우 사무총장은 “황 대표가 제안한 보수우파 대통합 제안 중 통합기구부터 가능한 한 빨리 구성하겠다”며 “홍철호·이양수 의원은 우선 내정한 사전 준비 실무팀으로, 보수통합 상태 측에서도 실무팀이 정해지면 바로 실무 협상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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