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약속을 잘 지키기로 유명하기로는 일본 사람들을 최고로 꼽는다. 그런 일본에 시내버스 운행 시간은 예외라고 한다. 도쿄 특파원이 쓴 신문 칼럼을 보면 일본에 10년 넘게 산 교민이 말하기를 “버스가 정류장 도착시간에 자주 늦는다”고 했다. 이유인 즉 승객 중 노인, 휠체어·유모차 끄는 사람들을 천천히 안전하게 태우고 내리게 하느라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라고 했다. 
일본 사회에 ‘지각’ 버스가 용납되는 건 고령화에 따른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는 공감대가 퍼졌기 때문이다. 일본 시내버스는 대부분 계단이 없는 저상형이고, 버스 앞쪽 좌석 모두가 교통약자를 위한 우선석(優先席)이다. 기사는 버스에 오른 승객이 자리를 잡을 때까지 기다려 준다. 내릴 땐 정차 후에 일어나 달라는 안내 방송이 나온다. 달리는 속도도 느리다. 그렇다고 “빨리 가자”고 재촉하는 승객은 없다. 
버스 기사들은 “노인 승객이 늘어난 만큼 전보다 승하차 시간이 더 걸린다”“휠체어 타는 승객이 한명만 있어도 5분은 필요하다”고 했다. ‘노인 대국’ 일본에 시간을 지키는 것보다 더 중요한 미덕을 시내버스에서 볼 수 있다. 
울산 시내버스 요금이 4년 만에 200원 인상된다. 버스업계의 경영난 등이 인상 요인이다. 뿐만 아니라 울산시는 시내버스 업계에 매년 5억 원을 지급했던 경영서비스 평가 지원금을 내년부터 20억 원으로 증액키로 했다. 
시내버스에 대한 경영서비스 평가는 ‘경영’과 ‘서비스’ 분야로 나누어 1년 동안 시내버스 업체들의 개선 노력을 평가하는 것이다. 하지만 버스업체들의 서비스 개선은 말 뿐이다. 버스 내에 나붙어 있는 승객 주의 사항들이 눈길을 끈다. 차에 오르기가 바쁘게 속도를 내면서 넘어지면 과속버스의 잘못이 아니라 오직 승객 탓이라는 주의사항이다. 배차시간에만 쫒기는 폭주족이다. 
송철호 시장이 직무수행 평가에서 1년 만에 겨우 꼴찌를 면했다. `취임 후 시내버스 서비스 개선 하나만이라도 확실히 했다면 진작 꼴찌를 면했을 것'이라는 시민의 목소리가 예사롭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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