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하 극작가·연출가

# K형, 거리에는 낙엽들이 제 빛깔로 물들어 있는데 계절의 시간은 입동을 지나 얼음이 언다는 소설입니다. 떠나가는 가을의 끝자락에서 좋은 소식 전해주려 합니다. 서생중학교, 남창중학교, 강동중학교, 온산중학교, 삼남중학교, 웅촌중학교, 청량중학교. 이들 중학교의 공통점은 농·어촌지역입니다. 그리고 울산문화예술회관이 제작한 찾아가는 문화콘텐츠 ‘해설 있는 명작공연 햄릿’이 막을 올리는 곳입니다. 

# K형의 어린 시절 신나는 추억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운동회나 소풍가는 날, 그리고 일 년에 한번 정도 울산을 찾아온 서커스 공연이나 학교에서 보았던 학예회가 흑백필름의 아름다운 추억으로 자리하고 있을 것입니다. 사람은 과거의 추억 같은 아름다움을 내일 만나기 위해 살아간다는 말이 있습니다. 추억이 없다는 것은 역사 없는 민족처럼 방황하는 인간을 만들기 쉽다는 말도 있습니다. 이야기가 잠시 엇길로 간 것 같습니다.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독백으로 유명한 ‘햄릿’ 공연이 관객의 참여와 해설이 함께하는 공연으로 지난 18일부터 12월 4일까지 10회 공연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특히, 농 어촌지역 청소년을 찾아가는 순회공연으로 그 옛날의 유랑극단처럼 공연을 하고 있습니다. 장기공연으로 학교 체육관 등지를 이동하는 공연이라 다들 힘들지만 그만큼 의미 있는 공연이 되고 있습니다. 

# K형, 문화예술도 보편적 복지 시대입니다. 청소년들에게 급식이나 교복, 학비 등의 무상제공은 무상의 개념이 아니라 보편적 복지라 인식합니다. 우리 지역에서도 문화예술을 접하기 어려운 계층을 위한 문화예술 프로그램들이 많은 예술단체에서 다채롭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더욱 다양하게 펼쳐지도록 관심을 가져 주시길 바랍니다. 가을을 갈무리하는 시간입니다. 아름다운 계절의 추억이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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