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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도록 잡고 싶었다”…흙투성이 되며 너를 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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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미디어부 김지은기자
  • 승인 2019.11.24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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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11월 번식기를 맞아 더욱 활동반경이 넓어진 멧돼지와 전쟁 중이다. UTV는 30년 경력의 차인호 엽사와 동행해 멧돼지 포획 현장을 생생히 영상에 담았다.

30년 경력 엽사, 사냥개·GPS 동원 수색

제작진은 넘어지고 장비 분실도 했지만

멧돼지와 엽사 ‘리얼’ 추격전 포착 성공

10~11월 번식기 멧돼지 활동 더욱 활발

멧돼지 피해 주민 애타는 목소리도 영상에


“잠들면 안돼, 오늘 밤에도 그 녀석이 나타날거야...!”

대한민국은 지금 ‘그 녀석’ 때문에 공포에 떨고 있다. 그 정체는 바로 멧돼지다. 

해마다 개체수가 늘어나고 있는 멧돼지는 농가는 물론 도심까지 내려와 재산·인명 피해를 입히고 있다. 올해는 출몰 횟수가 유독 더 잦아져 녀석들을 퇴치하는 엽사들은 한층 더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에 가만히 있을 UTV 부장이 아니었으니 빠르게 업무 지시가 떨어졌다. “멧돼지 포획 아이템 구상해봐.” 

#숨는 멧돼지와 쫓는 엽사의 대결, 승자는? 

30년 경력의 베테랑 엽사 차인호(59) 씨는 익숙한 듯 5마리의 사냥개를 풀어준다.

야생멧돼지 포획 작전의 무대는 울주군 소재의 어느 산. 인근 민가에선 매일 나타나 논·밭을 엉망으로 만들고 있는 멧돼지로 몸살을 앓고 있다.

“수퇘지 한 마리가 있는 것 같은데.” 차인호 엽사는 산 초입에서부터 멧돼지의 흔적을 발견한다. 왠지 조짐이 좋다. 발자국, 도토리나 지렁이를 먹기 위해 땅을 주둥이로 문댄 자국, 잠 들었던 자리 등 멧돼지의 서식 포인트들을 확인하며 수색망을 좁혀간다. 함께 출발한 사냥개들도 흩어진지 오래다. 멧돼지 포획은 대개 사냥개가 멧돼지를 구석으로 몰고, 엽사가 총으로 쏴서 잡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하지만 멧돼지가 모습을 쉽게 보여줄 리 없다. 멧돼지는 눈은 어둡지만 청각과 후각이 무척 뛰어나 사람의 기척을 멀리서도 감지할 수 있다. 무척 예민한 편이라 조금이라도 평소 환경과 다른 낌새가 느껴지면 그대로 숨어버린다. 촬영으로 시끄럽게 해서 멧돼지가 나타나지 않는 건가 걱정되는 와중에 엽사는 여유로운 모습이다. 

수색한지 2시간 정도 지났을까. 저 멀리서 사냥개가 짖는 소리가 들린다. 멧돼지를 발견했다는 신호다. 엽사의 눈빛이 순식간에 돌변한다. 사냥개의 목에 부착돼 있는 위성항법장치(GPS)로 위치를 확인한 엽사는 그대로 그곳을 향해 뛰어간다. 가파른 산길을 평지 걷듯 나아가는 그를 앞서는 건 물론 뒤를 쫓는 것 조차 쉽지 않다. 넘어져 흙에서 나뒹구는 것은 다반사고, 카메라 부품도 잃어버렸다(부장에 대한 원망도 한가득 나왔다). 다행히 제작진은 출발 전 엽사의 몸에 고프로 카메라를 부착해뒀다. 덕분에 엽사의 시점에서 바라본 사냥의 순간을 놓치지 않고 영상으로 담아냈다. 

 

#멧돼지 출몰 5년새 2배 증가 

“속에 천불나지, 멧돼지와의 전쟁이라!”

포획 작전을 펼친 산 인근의 한 마을. 평화로워보이는 이 마을은 멧돼지 때문에 쑥대밭이 됐다. 한해 동안 고생해 일궈놓은 곡식들을 수확하기도 전에 먼저 먹어치워버리는 것은 물론이고, 겨우 마음을 추스르고 다시 모를 심어도 다 헤집어 놓는다고 한다. “3년 전부터 출몰이 많아졌는데, 다른데 가겠지 싶드만 이제는 완전 자기 집이라, 자기집!” 주민들이 제작진을 이리저리 데리고다니며 논·밭의 피해를 보여주는데, 눈으로 확인하니 피해가 예상한 것 보다 더 심각하다. 수확할 게 없어 수확을 포기한 농가도 부지기수라고.

10~11월 번식기를 맞은 멧돼지는 활동범위가 한층 더 넓어진다. 더 많은 먹이를 찾기도 하고, 새로운 서식지를 찾아 떠나기도 한다. 하지만 주민들은 올해 유독 멧돼지 피해가 심각하다고 입을 모은다. 

울산의 멧돼지 출몰은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데, 시에 따르면 신고건수 기준 2015년 789건, 2016년 767건, 2017년 879건, 2018년 884건에서 2019년 10월 31일 현재 1,602건으로 늘었다. 신고건수가 5년 새 2배 증가한 것이다.   

멧돼지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각 구·군에서는 유해조수포획단을 활발히 운영 중이다. 울주군은 읍·면 및 야생동물보호단체에서 추천한 모범 엽사 30명으로 구성된 ‘유해 야생동물 피해방지단’을 운영하고 있는데, 차인호 엽사는 그 중 한명이다.

“요즘 엽사들 모두 욕 봅니더. 멧돼지 잡아달라는 요청이 매일 오는데, 다 못가니까 미안하지.”

지난 10월말 중구는 엽사 6명과 사냥개들을 투입해 대대적인 멧돼지 포획 작전을 펼치기도 했다. 캠핑장 인근에서 자주 목격돼 인명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팀을 나눠 추격한 결과 멧돼지 1마리를 잡는데 성공했다. 이날 함께한 중구 관계자는 “사냥개를 무서워하는 주민들이 많아 사냥개를 동원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필요한 존재인 만큼 인식이 더 나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댕댕이는 언제나 옳다

실제로 사냥개는 잘 훈련된 존재라는 것을 느꼈던 순간들이 많았다. 멧돼지를 쫓고 포위할 땐  어마어마한 투쟁력을 발휘하던 아이들이 사냥 종료 후엔 주인에게 쓰다듬어달라고 기웃거리는 순둥이로 변하는 것 아닌가. 특히 수색 도중에도 UTV제작진이 잘 쫓아오고 있는지를 계속 확인하고 길을 안내해주던 아이들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난다. “댕댕이는 언제나 옳다”는 말에 강한 동의를 하는 바, 사심 가득 담은 사냥개 영상도 빠른 시일 내 공개할 예정이다.

멧돼지 포획 영상은  울산매일 UTV 공식홈페이지(www.iusm.co.kr), 유튜브 채널(www.youtube.com/user/iusm009)에서 볼 수 있다.  

뉴미디어부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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