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원 시인 의 <신명리에서 3>육필원고  
 

신명리에서 3

누군가 나를 부른다

돌아보면

그저 어둠 뿐

누군가 한바탕 흐느껴 울다

웃는다

점점 어둠은 깊어 가고

어둠에 온전히 젖지도 못한 나는

불안한 자세를 하고 선체

혹시 이 어둠 속에서도

꽃은 필까?

헛된 상상을 해 본다

-下略-

●『신명리에서 3』 이 시를 읽어 가면 사춘기 시절 가난에서 허둥댔던 가슴에 비수 하나 꽂는다. 그땐 너 내 할 것 없이 시대 상황이 참으로 암울했었다. 일종의 희망을 갖는다는 자체가 모순이었다. 하지만 시대의 물결은 멈추지 않는 법, 세상을 고뇌하며 시인을 꿈꾸었던 어린 문사가 살았던 신명리는 지금도 유효하다. 더 다행한 것은 착한 아내(이숙희 시인) 만나 《옥수수밭 옆집》에서 알콩달콩 시 쓰며 부부 시인으로 살아감이 많이 행복해 보일뿐이다.

●시인 김종원(1960년~ ). 울산 출생. 서울사이버대학교 대학원 사회복지전공(석사). 1986년 詩 전문 무크지 「시인」 등단. 시집 《흐르는 것은 아름답다》, 《새벽 7번 국도를 따라가다》,《다시 새벽이 오면》, 《어둠이 깊을수록 더욱 빛나는 별같이 살라하고》등.2016년 울산광역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예진흥기금 및 2018년, 2019년 울산문화재단 문예진흥기금 받음. 현재?한국작가회의 회원, 울산작가회의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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