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NIST ‘꿀로 칸타빌레’ 연주회 포스터. (UNIST 제공)  
 

울산과학기술원(UNIST)에서 특별한 연주회가 열린다. 환경경제와 순환경제를 실현하는 ‘똥본위화폐’인 ‘꿀’로 연주회를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UNIST는 이 대안적 화폐 시스템을 지역사회로 확대할 계획이다.

UNIST 사이언스월든센터는 오는 11일 오후 7시 대학본부 4층 경동홀에서 ‘꿀로 칸타빌레’ 연주회를 개최한다. 이 공연의 티켓은 똥본위화폐 ‘꿀’로만 가능하다.

‘똥본위화폐’는 사이언스월든에서 환경경제와 순환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진행 중인 연구 중 하나다. 물의 사용량을 최소화한 특수 변기로 인분을 처리하고, 이를 에너지로 전환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같이 전환된 에너지의 가치는 변을 생산한 개인에게 주어지는데, 바로 똥본위화폐 ‘꿀’이다.

조재원 센터장은 “사이언스월든에서는 인분을 효율적으로 에너지로 전환하기 위한 연구와 함께 똥본위화폐 플랫폼을 구현해 대안적 화폐 시스템에 대한 실증연구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똥본위화폐 플랫폼(http://fsm.network/)에 가입하게 되면 매일 10꿀을 지급받을 수 있다. 이는 일정 수준 쌓이지만, 플랫폼 구성원과 공유돼야 하며, 일부는 자연으로 소멸하는 특징을 가진다. 현금화되지는 않으며, 똥본위화폐를 공유하는 이들 사이에서만 유통된다.

이번 음악회 참석 희망자들은 ‘꿀’로 티켓을 구매할 수 있으며, 공연 전후로 연주자에게 감사의 의미로 ‘꿀’을 선물할 수도 있다.

사이언스월든 센터는 앞으로도 똥본위화폐 ‘꿀’의 사용자와 사용처를 확대할 계획이다. 센터는 앞서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UNIST 교내에서 ‘꿀’로 과일을 구매할 수 있는 부스를 운영했으며, 9일부터 13일까지는 상품 무인 판매부스를 운영할 계획이다.

울주군 구영리와 천상 등 UNIST 주변의 지역 상점 10여곳에서도 ‘꿀’로 구매할 수 있는 커피와 음식 등 상품을 마련 중이며, 대학로 연극 티켓 등을 구매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 중이다.

현재 웹페이지에 구축된 똥본위화폐 플랫폼은 곧 스마트폰 앱 형태로 출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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