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림=박지영  
 

저녁별

송찬호





서쪽 하늘에

저녁 일찍

별 하나 떴다



깜깜한 저녁이

어떻게 오나 보려고

집집마다 불이

어떻게 켜지나 보려고



자기가 저녁별인지도 모르고

저녁이 어떻게 오나 보려고



-『저녁별』(문학동네, 2011)









<감상 노트>

시집이 배달되었다. 충북 보은군 마로면 관기8길에서 태화강변 명난로 25번지로. 보낸 이는 동시집 <저녁별> 저자 송찬호 시인이다. 그러니까 시인은 관기리‘저녁별’을‘태화강’에게 보낸 것이다. 저녁별에 맞먹는 게 뭘까? 떼까마귀 춤을 보낼까? 십리대밭 바람소릴 보낼까? 물닭 학교 1학년 1반 꼬맹이들의 촐싹대는 깜동 궁뎅이를 보낼까? 오월까지 기다렸다 개양귀꽃밭을 보내야나? 태화강은 즐거운 고민에 빠졌다고 한다.‘어제오늘 우리 마을 둥그렇게 덮은 대보름 달빛은 어때예?’태화강에게 슬쩍 운을 넣어보기도 하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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