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제자가 스승에게 물었다. “죽고 나면 어떤 일이 벌어집니까?” 스승의 대답. “시간 낭비하지 말라. 네가 숨이 멎어 무덤 속에 들어가거든 그때 가서 실컷 죽음에 대해서 생각해 보거라. 왜 지금 삶을 제쳐두고 죽음에 신경을 쓰는가. 일어날 것은 어차피 일어나게 마련이다.”(법정(法頂) 수상집『아름다운 마무리』중) 
혼돈의 시대에 ‘무소유’를 실천하며 살다 간 우리시대 참스승 법정스님의 10주기를 맞아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추모법회는 스님의 음력 기일인 2월19일(음력 1월26일) 오전 11시 서울 길상사(吉祥寺) 설법전에서 봉행된다. 법회는 “번거럽고 부질없는 검은 의식을 행하지 말라”는 스님의 유지에 따라 간소하게 열린다. 
스님은 1932년 전남 해남에서 태어나 1956년 효봉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무소유’등 주옥 같은 30여 권의 저서를 통해 불교계뿐 아니라 사회 각계각층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2010년 3월11일 (음력 1월 26일) 길상사에서 법랍 56년, 세수 79세로 입적했다. 
지난 1월14일은 ‘남수단의 슈바이처’ 고(故) 이태석 신부(1962~2010) 선종(善終) 10주기였다. 인제의대 졸업 후 군의관으로 복무하고 천주교 사제가 된 그는 2001년 아프리카 남수단 시골 마을 톤즈에 도착했다. 오랜 전쟁과 가난으로 환자가 지천인 상처투성이 땅에 병원부터 지었다. 사제이자 의사, 교육자로서 환자를 돌보며 아이들을 가르쳤고 사랑을 전했다. 신부 이태석은 상처받은 아이들을 치유하면서 정작 자기 몸은 돌보지 못했다. 2010년 1월 대장암 악화로 마흔 여덟 살에 세상을 떠났다. 
‘나는 누구인가? 어디에서 와 어디로 가는 가?’ 생전 법정 스님이 우리에게 던진 화두였다. 뿐만아니라 우리는 ‘내 것’이라는 소유 집착 때문에 걱정하고 근심한다. 자기 자신도 영원한 존재가 아닌데 자신이 지닌 것들이 어떻게 영원할 수 있을 것인가. 
혼돈의 시대에 ‘무소유’를 실천하고 입적한 법정, 아프리카 ‘남수단의 슈바이처’로 일생을 헌신한 이태석 신부의 짧은 삶이 ‘아름다운 마무리’로 다시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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