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혜성 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교수. 울산과학기술원 제공.  
 
   
 
  ▲ 이종구조 센서의 라만신호 증폭효과. 울산과학기술원 제공.  
 

‘분자지문’이라 불리는 물질 고유의 신호를 증폭시켜 극미량 분자도 검출해내는 ‘초고감도 센서’가 개발됐다. 농약이나 핵폐기물 검출은 물론 세균 식별이나 유전적 진단, 면역학적 표시 등에 활용 가능한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박혜성 교수팀이 ‘산화 레늄 다이설파이드’ 박막을 합성해 이차원 소재 기반의 ‘초고감도 표면 증강 라만 분광(SERS) 센서’를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물질 내부의 분자는 외부에서 들어온 빛(레이저)에 반응해 새로운 광학 신호, ‘라만 신호’을 만든다. 이 신호는 물질마다 다르므로 이를 분석하면 특정 물질을 검출하거나 특성을 알아낼 수 있다.

하지만 신호 세기가 약해서 센서를 이용해 증폭한 뒤 분석해야 한다. 보통은 검출할 물질 아래에 센서를 두고 레이저를 쪼여서 센서와 물질의 상호작용으로 라만 신호를 증폭한다. 신호 증폭의 원리는 ‘전자기적 증강(EM)’과 ‘화학적 증강(CM)’이 있는데, EM은 민감도가 높아 저농도 물질의 검출에 유리하나 안정성이 떨어지고, CM은 안정성이 높지만 민감도가 떨어진다.

연구진은 안정성이 높은 CM 방식을 개선해 민감도도 높이는 방법을 찾았다.

CM 방식으로 라만 신호를 증폭할 경우 센서와 검출 물질 간 전기적 상호작용이 활발해야 하는데, 센서를 이루는 산화 레늄 박막을 합성할 때 산소농도를 실시간으로 조절해 전하이동이 원활해지는 최적화된 에너지 밴드 레벨을 맞췄다.

그 결과 라만 신호가 증폭돼 민감도와 안정성을 모두 갖춘 원자층 수준의 얇은 SERS 센서가 개발됐다.

제1저자인 서지형 에너지공학과 석·박사통합과정 연구원은 “센서를 이루는 박막 표면에 형성되는 전기쌍극자와 검출할 물질의 전기쌍극자가 서로 반응해 라만 신호를 더 증폭한다”며 “안정성은 높지만 민감도는 낮은 기존 CM 방식을 개선해 저농도의 물질도 검출해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산화 레늄 박막을 그래핀 위에 합성하자 두 소재 간에 상호작용으로 라만 신호 증폭이 극대화돼 펨토 몰 농도까지 검출 분자를 찾아낼 수 있었다. 이는 2차원 물질로 이루어진 CM 기반 SERS 기법 중 가장 우수한 기록이며 이 같은 이종 구조는 뛰어난 유연성과 균일성도 갖췄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박혜성 교수는 “이번 연구로 새로운 조합의 이차원 이종구조 소재 합성법을 제시했다”며 “향후 이차원 소재 기반 초고감도 SERS 센서 연구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 및 산업통상자원부의 지원을 통해 이뤄진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나노 레터스(Nano Letters)’ 2월 3일자로 온라인에 선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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