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어려움 속에서도
정부 코로나19 정책에 각 기관 지원 만전
우리 모두 위기 극복 힘 믿으면서 힘내자

 

오진수 울산신용보증재단 이사장

지난 12월 중국으로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지 4개월째다. WHO가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을 선포하며 전 세계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이 충격에 빠지고 있다. 우리는 지금 ‘코로나19 사태’라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어려움을 견뎌내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24일 대통령 주재로 1차 비상경제회의 닷새 만에 2차 회의를 열어 기업과 금융시장의 안정화를 위해 100조원의 긴급자금을 투입하기로 했다. 소상공인 지원자금 12조원도 포함되어 있다. 아울러 30일 3차 회의에선 소득하위 70% 가구에 대해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또한 저소득층과 소상공인을 위해 사회보험료와 전기요금 납부 유예 또는 감면도 결정했다. 이번 사태가 과거 금융위기와 달리 실물 부문에서 시작됐고, 취약계층 뿐만 아니라 전 경제주체에 영향이 파급될 소지가 크다는 판단에서 대규모 자금 공급을 결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울산시도 지난달 26일 기초자치단체, 유관기관 및 노동계 등으로 구성된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출범하고 첫 회의에서 울산형 뉴딜사업 추진을 비롯, 저소득층과 아동양육가정에 생활쿠폰 지급, 소상공인·전통시장 상권활성화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아울러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확진자 방문점포, 휴업점포)과 고용위기 근로자도 직접 지원에 나서는 등 울산시의 가용 자원과 역량을 총 동원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강구하여 실행하고 있다.

소상공인 행복드림센터에선 울산시, 중기청과 함께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을 파악하고자 지난달 6일부터 업종별 찾아가는 간담회를 가졌다. 외식업중앙회를 시작으로 학원연합회와 관광·화훼·미용협회 등 주요업종의 협회장들을 현장에서 만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현장의 상황은 예상대로 심각했다. 특정 업종 뿐만 아니라 전 업종이 어려움에 처해있었다. 현장 상황을 직접 보고 느낌으로써,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드려야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하는 의미 있는 자리였다.

보증재단에선 ‘코로나 피해 소상공인 특례보증’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 2월에만 해도 전국 1,000억 원 규모로 지원을 시작했으나, 신청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최근에는 3조원으로 규모를 늘렸다. 사실상 지원규모의 뒷문을 열어놓고 한도소진으로 자금지원을 못 받는 일이 없도록 대비하고 있다.

재단에선 연초 시·구·군 소상공인자금에 대해 보증지원을 하고 있던 중에 이번 사태 발생으로 코로나 특례보증과 함께 몰리면서 병목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 달 보름 만에 5,000여 건의 보증신청이 접수됐다. 재단은 폭증하는 보증수요를 감당하기에 한계를 넘어 설 정도로 신청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그만큼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이 심각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그 어려움을 충분히 공감하고 인력충원과 제도개선, 관련기관 협조 등 최선의 노력으로 최단기간 내에 보증지원을 하려고 한다.

이러한 비상시기에 소상공인들에게 한 가지 당부말씀을 드리자면, 휴업과 영업부진으로 임대료와 공과금을 못 내고 생활비를 걱정하는 분들이 많은 반면, 자가사업장을 보유하고 어느정도 자금의 여유가 있는 분들도 분명히 있다. 요즘 물심양면으로 힘들지 않은 분들은 없다. 막연한 불안 심리에 너도나도 보증신청을 하게 되면 어려움에 처해 상황이 시급한 분들의 적기 지원을 놓치게 된다. 병원에서 일반환자 보다 생명이 위독한 환자를 먼저 치료하듯, 자금지원도 어려운 분들을 우선해서 지원할 필요가 있다. 당장 급하지 않은 분들은 배려하는 마음으로 잠시 기다려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럴 때일수록 양보의 미덕이 절실히 필요한 때다.

우리나라가 코로나19 발생국 중 의료나 방역체계 등의 부문에 있어 전 세계적으로 모범이 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잘 실천하고 있고 사재기 현상도 없다. 성숙한 시민의식에서 비롯한 따뜻한 미담사례도 많이 들려온다. 자원봉사가 16만 명에 달하고, 착한임대인 운동, 익명의 마스크 기부행렬, 고위공직자 급여 일부 반납, 각계의 성금모금 활동 등 배려와 나눔을 실천하는 시민들이 많다.

우리는 어떤 위기의 순간에도 함께 이겨냈다. 지역사회가 일치단결된 힘으로 조금씩만 양보하고 합심하며 인내한다면 분명히 이 어려움을 조기에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다 같이 힘내고, 다시 한 번 파이팅 했으면 좋겠다.

저작권자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