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버트 인디애나 작 ‘HOPE’ (redbluegreen).  
 

작가의 이름자보다 훨씬 유명한 활자 조형물이 있다. 뉴욕을 비롯해 홍콩, 도쿄, 서울, 인천에 이르기까지 오늘날 전 세계 50군데가 넘는 도시에서 볼 수 있는 공공 설치미술품 ‘LOVE’가 바로 그것이다. 작품을 제작한 미국 팝아트 거장 로버트 인디애나(Robert Indiana 1928-2018)는 하드에지(Hard edge: 기하학적 도형과 선명한 윤곽의 추상화) 기반에 자신의 이야기가 담긴 함축적인 단어를 결합하여 독창적인 활자 아트를 완성하고 동시대 미술사에 한 획을 그었다.

2008년 이후 평면에서 시작해 거대한 입체 조형물로 점점 키워가며 갖가지 배색의 베리에이션 에디션으로 소개된 작품 ‘HOPE’는 미국 대선 당시 오바마를 지지하는 캠페인에 이용하기 위해 시작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만년에 여전히 세상에 필요한 말의 시각화(Verbal-Visual)를 끝없이 시도하던 그가 ‘사랑’과 함께 전 세계에 뿌리고자한 가장 중요한 단어는, 바로 지금의 우리에게 제일 필요한 말 ‘희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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