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재난지원금이 풀리면서 지역 골목상권이 살아나고 있다. 코로나19 감염병 확산 우려에 따라 손님의 발길이 끊겼던 동네 슈퍼와 식육점, 식당 등에 손님들의 발길이 잦아지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행정안전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 4일부터 20일까지 지급이 완료된 긴급재난지원금 액수는 총 11조5,203억원, 수령 가구는 1,830만1,885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긴급재난지원금 총예산 14조2,448억원 가운데 80.9%에 해당되고, 전체 지급 대상 2,171만 가구 중에서는 84.3%가 지원금을 받은 것이다.

이로 인해 골목상권의 카드 사용액이 최근 예년수준을 회복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한국신용데이터에 따르면 재난지원금 지급이 시작된 13일이 포함된 5월 둘째 주(11∼17일) 전국 소상공인 사업장 평균 매출은 지난해 5월 둘째 주(13~19일) 매출 수준으로 회복했다고 한다. 일단 재난지원금이 침체된 지역 경제를 살리는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는 긍정적 평가다.

재난지원금 지급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가면서 이번 주말 사용액이 절정에 이를 것이다. 정부나 지자체들이 재난지원금 조기 소비를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난지원금을 가급적 빨리 풀려야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상인들이 혜택을 보게 되고, 이들 상인들에게 상품을 공급하는 중소기업들과 농축산업 종사자들의 숨통도 틔워줄 수 있다는 것이다. 울산시도 지역 업체들과 함께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붙어 넣기 위해 울산페이와 긴급재난지원금 소비 촉진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제 남은 것은 시민들의 현명한 소비다. 재난지원금은 코로나 충격으로 생계를 잇기 곤란할 정도로 고통을 겪고 있는 취약 계층을 돕자는 취지에서 도입이 제안된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되겠다. 그런 만큼 소상공인·자영업자 등이 생계수단으로 영업하는 골목 상권을 용처로 선택하는 것이 맞다.

그런데 벌써부터 재난지원금의 취지를 흐리는 행태가 문제가 되고 있다. 동네병원에서도 재난지원금을 사용하는게 가능하다보니 성형외과와 피부과 등에 손님들이 몰리고 있다고 한다. 이들 병원들도 코로나19의 영향을 적지 않게 받았겠지만 생계에 위협을 느끼는 취약 계층에 포함되지는 않는다. 재난지원금으로 해외 명품이나 외국산·고가 제품을 구매하는가 하면 대기업 계열·외국 기업 매장에서 쓰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재난지원금은 코로나19로 인한 국가적 재난을 우리사회 전체가 더불어 극복하기 위한 것이다. 이번 주말 골목가게나 전통시장 등을 찾아 꼭 도움이 필요한 곳이 어딘지 다시 한 번 생각한 후 재난지원금을 사용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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