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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계장’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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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병길 주필
  • 승인 2020.05.24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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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경비원의 비극은 이중으로 주차한 차를 밀자 차주인 입주민이 폭력을 휘두르며 시작됐다. 경비원들은 지하 주차장이 없는 오래된 아파트를 꺼린다. 경비원의 새벽시간은 이중 삼중으로 주차한 차를 옮기는데 다 바친다. 스마트키를 장착한 차는 오토브레이크를 설정해 놓은 경우가 많아 밀어도 굴러가지 않는다. 차주에게 일일이 전화하거나 열쇠를 넘겨 받아야 한다.
서울 강북구 한 아파트 59세 경비원은 이중주차한 자신의 차를 밀었다는 입주민의 상습적 폭언과 폭행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갑질을 당할 때마다 삶의 의미가 희미해졌다.
재활용 분리수거, 택배관리, 주차관리, 음식 쓰레기 처리, 공용구역 청소, 화단 물 주기, 조경수 가지치기, 잡초뽑기, 민원처리 등 아파트 경비원의 잡일은 100가지가 넘는 곳도 있다. 거기다 관리사무소, 자치회, 부녀회, 동대표 등의 별의 별 지시가 있다.
비오는 날이 제일 반갑다. 비가오면 공동작업이 없고 밤까지 오면 주차단속도 면제된다. 불법 주차 스티커 때문에 멱살 잡히고 욕설 듣는 곤욕을 피할 수 있다.
가장 자주 듣는 말은 ‘자른다’는 말이다. 근로 계약서에 ‘사회 통념상 근로 관계를 유지할 수 없다고 판단되면 계약을 해지 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다. 그저 목을 내놓고 일해야 한다. 2017년엔 최저 임금이 6,030원에서 6,470원으로 오르자 그 상승분 440원을 주기 싫어 무급 휴게시간을 늘렸다. 휴게 시간은 임금이 쉬는 시간이지 몸이 쉬는 시간은 아니다. 
노인 노동 현장은 거의 무법천지다. 흔히 ‘임계장’으로 불린다. ‘임시 계약직’에 어른 ‘장(長)’자를 덧붙인 ‘임시 계약직 노인장’을 일컫는 말이다. ‘고다자’라고도 부른다. ‘고르기 쉽고 다루기 쉽고 자르기 쉽다’는 뜻이다. 그들의 해고와 채용은 일상적이다. 
노인 노동자는 450만명에 이른다. ‘임계장’은 우리 이웃 누구의 부모, 형제의 이름 일 수도 있고, 누군가의 은퇴후의 삶일 수도 있다. 일자리의 수 늘리기에만 바쁜 정부는 이제 ‘임계장’과 ‘고다자’ 노동의 질과 안전도 챙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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