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챙이가 개구리 되는 법= 그림 박지영  
 

올챙이가 개구리 되는 법



박일환





앞다리가 쑥!

뒷다리가 쑥!

꼬리는 행방불명!



그러면 개구리가 될까?



아니야!

자기가 올챙이였다는 걸 잊어버려야 해!



―『엄마한테 빗자루로 맞은 날』(창비, 2013)





<감상 노트>

연못을 내려다보는 개구리 소년 꽤 심각해 보이네요. 사춘기 열병을 앓나 봅니다. ‘부모도 나를 버렸고, 나만 여친이 없고, 생긴 건 요 모양 요꼴인지? 아, 죽고 싶다…….’ 밀려드는 자학에 새빨간 연꽃으로 동동 떠가는 소년. 그래서 말해줍니다. 굴아, 박일환 시인이 말씀하잖니? 올챙이였다는 걸 잊어야 진짜 개구리가 된다고. 자, 이제 저 똥똥이 올챙이는 잊고 들판으로 뛰어. 보리밭 일렁이는 파도 속에 풍덩 뛰어드는 거야. 뒤돌아보면 지는 것! 눈알 툭 불거진 배불뚝이 개구리, 그대로의 너를 사랑하는 거야.

남은우·그림=박지영

저작권자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