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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슬기로운 집 생활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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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광용 신정초 교사
  • 승인 2020.06.25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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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증 확산에 육아 부담‧가족과의 시간 늘어

코로나 이후 시대적 변화 하나의 기회로 삼고

가족 함께 소소한 만족감 누리는 방법 배워야

 

송광용 (신정초 교사)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한창이었던 지난 4월의 어느 토요일 오후. 보통 때 같으면 가까운 야외라도 나갔을 터였다. 토요일 오후는 늘 아이들과 어딘가로 가서 시간을 보냈으니까. 더군다나 벚꽃의 개화가 절정을 향하고 있고 대기의 찬 기운은 어느새 물러갔다. 나갈 이유를 찾으라면 손가락 몇 개는 필요하겠지만, 모두가 갖게 된 한 가지 이유로 인해 집안에서 토요일 오후를 보냈다. 

아내와 나는 집에서 보내게 된 토요일 오후 시간을, 오랫동안 미뤄둔 베란다 정리를 위해 쓰기로 했다. 집에만 있는 시간이 늘어나자, 자연스레 우리의 시선은 집안 내부로 향했다. 

2년 반 전에, 지금 사는 집으로 이사 왔을 때 버리지도 못하고, 당장 쓰지도 않을 물건들을 베란다에 딸린 작은 창고에 채워 넣었다. 그렇게 채우고도 많은 짐이 남았고, 그 짐들은 창고 입구에서부터 차례대로 쟁여졌다. 베란다를 2등분했을 때, 창고로 이르는 길은 폐품이 되어버린 물건들로 가득 차서 오도 가도 못 하는 비무장지대처럼 되어버렸다. 방의 물건들이 어느 정도 정리되면 베란다를 정리하겠다는 약속은 지켜지지 못했다. 그렇게 2년 반이 흘렀다. 

우린 이제야 이사 올 때 했던 약속에 응답할 마음이 생겼다. 바깥으로 눈을 돌리지 못하게 되고, 내게 주어진 시간을 여흥으로 채우는 게 허락되지 않고서야. 

폐쇄 구역을 정리하자, 베란다의 공간에 여유가 생겼다. 우리는 그 공간에 캠핑용 돗자리를 깔고, 쓸모없어 벽에 세워뒀던 큰 나무 탁자를 놓았다.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공간 하나가 더 생겼다. 많은 물건을 치우고 시야가 확보되니, 바깥이 훤하게 보였다. 땅거미가 질 때 커피를 한잔해도 괜찮을 장소가 되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유행 이후로 사람들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났다. 정부에서 그렇게 외치던, ‘저녁이 있는 삶’이 코로나 사태로 우리 앞에 바짝 다가왔다. 그 때문에 가정 폭력, 이혼이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도 세계 뉴스를 통해 접하게 된다. 지금은 학교와 유아 시설이 다시 문을 열었지만, 부분 등교하거나 개별 건강 여부에 따라 아이들이 집에서 보내는 시간도 늘어나서 육아 부담도 늘어났다. 가족 구성원 모두가 늘어난 가족과의 시간, 집에서의 생활에 새삼 적응하고 있다. 우리 앞에는 선택지가 놓였다. 

바깥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던 그때를 그리워만 할 것이냐, 아니면 우리 삶에서 늘어난 ‘집’이라는 공간과 시간을 받아들이고 그에 맞춰 변화할 것이냐, 하는. 

홍익대학교 유현준 교수는 한 매체의 인터뷰에서, 집의 물리적인 형태부터 변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가정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고 야외 활동의 제약을 겪다보니, 실내에서 조금이라도 바깥을 경험할 수 있는 구조가 앞으로의 건축물에 많이 적용될 것이라고 보았다. 요즘 아파트는 죄다 베란다 확장을 해서, 그나마 있던 실외 공간도 사라졌는데, 이것이 거꾸로 넓은 테라스나 베란다 같은 공간으로 되돌려져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집이 사무실을 대신할 수 있는, 재택근무가 용이한 환경으로 바뀔 거라는 예상도 한다. 

많은 사람들은 코로나19 이후의 시대적 변화를 하나의 기회로 삼고 싶어서 이후의 변화를 공부한다. 하지만 지금 당장 우리의 가정에서, 집에서 내가 어떻게 변화해야 할 것인가를 능동적으로 고민하는 일은 상대적으로 가볍게 여기는 것 같다. 

집에서의 생활을 등 떠밀려서 어쩔 수 없이 보내는 시간쯤으로 여기기엔, 너무 큰 변화가 왔고 앞으로도 변화는 심화될 것이다. 특히 주로 바깥으로 돌던 남자들은 가정에서 짐을 함께 나누어지는 방법을 익혀야 할 것이다.

 그간 그러지 못했다면 가족이 다함께 소소한 만족감을 누리며 시간을 보내는 방법도 배워야 할 것이다. 가정을 오랜 시간 지낼 만한 곳으로 정돈하는 일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아이들의 정서적·사회적 성장에는, 이 시기에 행한 우리 사회의 대처뿐만 아니라, 우리 가족들의 대처 모습도 영향을 줄 것이다. 가정은 아이들의 교육이 이루어지는 가장 가깝고 중요한 장소이기 때문이다. 어른들이 사회 속에서 내 덩치를 키우고자 하는 열망을 내려놓고, 가정 속에서 나는 어떤 모습으로 비춰지고 있는지 돌아보기에 좋은 시기임을 기억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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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광용 신정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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