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상아 자치행정부  
 

수년간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음에도 꿋꿋이 응원하는 스포츠 팀이 있다. 이 팀의 경기를 TV를 통해 처음으로 접한 것이 1992년 한국시리즈 인데, 결국 우승까지 하며 가슴 한구석을 차지했다. 그로부터 28년 간 여전히 이 팀의 우승을 기대하며 기다리고 있다. 질 때마다 마음이 상하지만, 이 팀이 밉지는 않다. 그런데 유독 실망스러울 때가 있다. “프로선수로서 한 경기 한 경기 집중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이 드러나지 않을 때다. 그럴 때 마다 팬들이 내뱉는 말이 있다.
“너그가 프로가?”
수 없이 지나간 과거의 결과에 실망하면서도 희망찬 미래, 아름다운 세상을 고대하며 응원하게 되는 사람들이 있다. 주민들을 대표해 민의를 헤아리고 잘 이끌어 갈 사람들 우리는 정치인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이 사람들이 맡겨진 업무는 뒤로한 채 밥그릇 싸움만 하며 시간만 허비하고 있다. 주민을 대신해 추진해야 할 업무들이 산더미 같이 쌓여 있지만, ‘원 구성’이라는 그들만의 이유로 주민들의 바램은 잊혀진지 오래다. 당을 대변하거나 당론을 내세워 다툴 수도 있다. 그것을 위해 다소 과격한 언쟁이나 언사도 백번 양보해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적어도 그 일이 어떠한 정책이나 법률에 대한 점검과 가치를 따지는 과정에서 있어야 할 일이다.
진흙탕 싸움을 지켜보는 입장에서 저들의 처절함과 몸부림에 과연 주민을 위한 에너지가 있을지 의문이다. ‘이게 다 주민을 위한’이라는 핑계는 이제 질렸다. 민주주의는 국가의 주권이 당이 아닌 국민에게 있는 것이다. 그런데 국가의 주인인 국민이 답답하고 짜증이 난다면 그것은 잘못된 것이다.
“너그가 민주주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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