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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 농작물 재해보험 어디로 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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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철준 울산원예농협 조합장
  • 승인 2020.06.29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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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준 울산원예농협 조합장


태풍 등 자연재해로 인해 발생하는 농작물의 피해를 적정하게 보전해 줄 목적으로 지난 2001년 3월 1일 사과와 배를 시범사업으로 시작한 농작물재해보험은 그 동안 자연재해로 영농의지를 상실한 농업인에게 큰 힘이 돼왔다. 특히, 적용대상이 62개 품목에서 2020년에는 팥, 살구, 시금치, 보리, 호두의 5개 품목이 추가되면서 총 67개 품목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런 농작물재해보험이 사과, 배, 단감, 떫은 감 과수 4종에 대한 제도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는 지난 2019년 9월 농작물재해보험 약관이 개정되고 2020년 1월 1일 그 효력이 발생하면서 부터이다.


기존 약관에 따르면 재해보험 가입농가 모두 동일하게 피해 농산물 대비 보상률 80%가 적용됐지만 개정 약관에는 최근 3개년 이내 적과(열매솎기) 전 그 동안의 재해보험 보상이력 여부에 따라 각각 70%와 50%가 적용된다. 또한 과수 4종(사과, 배, 단감, 떫은 감)에 대한 농작물 재해보상율을 80%에서 50%로 하향 조정되어 농가의 적과 전 종합위험 보장과 경영불안 해소, 소득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도입한 농작물재해보험의 취지가 퇴색돼졌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손해보험사는 손해율 악화와 부당수급 방지 등의 이유로 약관 개정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즉, 적과(열매솎기)를 많이 할수록 보상액도 많아져 일부 농가에서는 인위적으로 적과를 많이해 피해를 부풀리는 행위도 있다는 것이다. 이는 농업현장의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발상이다.

올해 4월부터 5월까지 과수 생산농가는 이상기후에 의한 냉해와 저온피해로 큰 피해를 입었다. 특히 저온피해가 심한 과원은 최대한 적과를 늦추고 수세관리(나무 자람세)를 위해 상품성이 낮고 좋지 않은 과일도 달아놓아야 한다. 이는 열매가 적게 달리면 나무 자람세가 강해져 이듬해 생육과 꽃눈분화에도 부정적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내년 농사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상품성이 좋지 않은 과일도 달아놓아야 하는 농민의 입장에서 한 해 보험금을 받기 위해서 앞으로의 과수 농사를 망치려고 하는 농업인이 감히 없을 거라고 본다.
아울러 현재 농작물재해보험의 피해율 심사기준이 과수의 상품성이 아닌 과수의 개수다. 특히 냉동해의 결실불량과 태풍 등으로 상품성이 매우 낮은 잔여 열매에 대해서도 정상과로 평가해 소득원으로 간주하지만 실제로는 더 많이 농가가 피해를 입은 결과로 나타나기에 현실적인 개선은 농작물재해보험 피해율 심사기준을 과수 개수가 아닌 상품성과 소득 중심으로 전환해야할 것이다.

2019년 농작물재해보험 손해율은 185%라고 한다. 들어온 보험료의 1.8배가 넘는 금액을 보험금으로 지급한 것이다. 이렇듯 손해율이 높아 판매를 하면 할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이다 보니 민영보험으로 운영하면 농업인에게 유리한 조건을 반영할 수 없다고 생각된다. 그렇기에 농작물재해보험 운영을 민영보험사가 아닌 공적 기능의 국가농업 육성 정책적 차원에서 운영돼야 할 것이다. 농업인 보험실익을 강화하기 위해 국가가 현장에 맞는 보험료 지급기준을 설정하고 보험료 지급만 보험사가 실시하는 방법도 있다.

전국적으로 재해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농작물재해보험 지급기준과 보험금 산정기준에 대한 개선, 아울러 저온피해 상습지역에 대한 품종전환 및 저온피해 방지시설에 대한 연구, 지원 비율 확대 등 이상기후에 의한 농업재해에 대한 근본대책이 필요하다.
근간 이상기후로 잦아지는 자연재해와 이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는 농산물 소비감소로 이어져 더욱 농업인의 영농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힘든 생활환경 속에 있는 농업인의 영농의지가 상실되지 않고 마음 편히 현장을 지킬 수 있도록 따뜻한 정책의 빛이 잘 스며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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