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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효된 도시계획 도로를 조속히 개설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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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삼건 울산대 명예교수
  • 승인 2020.07.14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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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장기미집행 도시계획 시설 360개소 7월 이후 자동 실효
20년간 아무런 조치 없어 ‘공중분해’…사회적 혼란·불신 초래
지자체, 도로 일몰제 따른 문제 최우선 과제 삼고 해결 나서야

 

울산, 장기미집행 도시계획 시설 360개소 7월 이후 자동 실효20년간 아무런 조치 없어 ‘공중분해’…사회적 혼란·불신 초래지자체, 도로 일몰제 따른 문제 최우선 과제 삼고 해결 나서야




2020년 대한민국 울주군 웅촌면 곡천리에서 목도한 황당한 일이다. 간단히 정리하면, 100년 이상 된 국유지이자 4가구가 사용하는 유일한 통로인 폭 4m, 길이 40m 가량의 막다른 마을 안길을 길 입구 토지소유주가 막으면서 벌어졌다. 이 사람은 자신이 막은 길 위에 결정되어 있던 도시계획도로 해제 민원을 제기했고, 일몰제를 반년 앞둔 2019년 12월 5일 자로 이 도로 구간 일부만 먼저 해제되자 행동에 나섰던 것이다. 
2020년 7월 1일 대한민국에는 코미디 같은 일이 일어났다. 1999년 10월 21일 헌법재판소에서는 장기 미집행 도시계획 시설에 대해서 “도시계획 결정 후 10년 이상 사업시행이 없으면 토지의 사적 이용권에 대한 과도한 제한”이라는 이유를 들어서 헌법불합치 판결을 했고, 이에 따라 2000년 7월 1일 이전에 고시된 도시계획 시설은 사업이 진행되지 않는 경우 2020년 7월 1일 영시를 기해서 자동 실효된 것이다. 
울산광역시의 경우도 2018년 6월 현재 도로, 공원, 광장, 학교. 체육시설 등 무려 255개소 약 3,266만㎡가 실효 대상으로 파악된 바 있다. 당시 기준으로 올 7월 이후에 실효될 장기미집행 시설을 모두 합친 규모는 360개소 약 4,081만㎡나 된다. 헌재결정 이후 만 20년의 시간이 주어졌지만 그동안 행정기관은 아무런 조치없이 세월만 보내다가 이렇게 엄청난 도시계획 시설을 공중분해 시키고 말았다. 
시민단체와 매스컴은 지난 수년간 실효를 앞둔 여러 유형의 도시계획 시설 가운데 특히 도시공원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였지만 실제로 시민생활에 즉각적이면서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은 공원보다는 도로다. 왜냐하면, 현대도시에서 도로는 단순히 자동차와 사람이 통행하는 통로가 아니라 문자 그대로 라이프라인(life line)이기 때문이다. 도로에는 공중으로 전화와 통신선이 지나고 땅 속으로는 상수도, 하수도, 도시가스 관로 등이 지나고 있어서 건축법에서도 법이 정한 길이 만큼 ‘도로’와 접하지 않으면 건축허가를 불허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말을 뒤집으면 ‘도로가 없으면 집을 지을 수 없다’는 의미다. 
그런데, 이번 7월 1일 자로 실효되어 폐지된 여러 도시계획 시설 중에 웅촌면 관내 ‘소로’만 해도 120개소 정도 된다. 
고시문 하나로 2000년 3월에 최초로 곡천리와 검단리 일대가 1종 주거지역으로 지정되면서 결정되었던 도시계획도로, 공원 등 전부가 폐지되었다. 도시계획 도로 실효 문제는 고시문 한 장으로 끝날 일이 아니다. 여러 사회적 혼란이 충분히 예견됨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실효 날짜만 기다려 온 경우 행정의 신뢰성이나 일관성이 입은 상처는 회복하기 힘들 정도다. 면 소재지인 울주군 웅촌면 곡천리처럼 1종 주거지역으로 지정한 후 지난 20년간 다양한 개발행위가 일어났는데도 계획도로만 지정했다가 공중분해시키고 도로개설을 하지 않은 책임, 또 그로 인한 사회적 혼란과 행정불신은 전적으로 해당 행정기관의 책임이다. 
울주군은 물론 전국의 지방자치단체가 도로 일몰제에 따른 문제를 최우선 행정 과제로 삼아 해결해야 한다. 도로가 있어야 집을 짓고, 집이 있어야 인구가 늘어난다. 개인이 이주를 계획하고 땅을 사서 주택을 짓는 것은 전 재산 수억원을 투자하는 일생일대의 큰 프로젝트다. 행정이 이를 지원하지 않는다면 그 자치단체에 희망과 미래가 있을까. 웅촌면 곡천리 사례의 경우는 지난 20년간 이미 상당한 개발행위가 있는 가운데 계획도로 대상지는 개발이 허락되지 않아서 비워져 있다. 따라서 전답과 임야가 아니며, 도로개설 요건이 충족되어 있고, 이미 주택이 들어서 있는 마을 안길부터 먼저 계획도로를 다시 결정하고, 10년 이내에 도로개설을 해야 한다. 그래야만 사회적 갈등을 풀고, 주민불편을 해소할 수 있다. 만약 그리되지 않으면 우리 공동체는 사회불안과 함께 조선시대로 퇴보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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