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우성 (재)울산인재평생교육진흥원 환경교육센터 팀장  
 

울산시·시의회·교육청 ‘기후위기 대응 공동선언’
우리가 온난화 위기 막을 수 있는 마지막 세대
개인행동 보다 함께 모여 사회 시스템 바꿔야

 

덥다. 절기는 하지를 지났고, 태양은 완연한 여름의 빛을 내고 있다. 올 여름은 예년보다 더 더울 확률이 높다고 한다. 이제 우리에게 더운 여름, 짧은 봄가을, 따뜻한 겨울은 일상적인 일이 되어 가고 있다. 어린 학생들은 어른들이 기후 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를 촉구하며 시위를 해왔고, 이제 어른들이 응답할 시간이 왔다. 지난 6월 5일 환경의 날 기념식에서는 울산시, 울산시의회, 울산시교육청이 기후위기에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한 ‘기후위기 대응 공동선언’을 발표하였다. 이날 울산을 포함한 전국 226개 지자체가 기후위기 비상선언을 선포했다. 전국의 지자체가 동시에 기후위기 비상선언을 한 것은 세계 최초이자 최대 규모이다.

기후는 왜 변해버린 것일까? 인간은 숲을 베어버림으로써 지표 위에 저장되어 있던 탄소들을 대기중으로 날려버렸다. 또한 화석연료를 태워 열과 에너지를 만들어냄으로써 지표 아래에 저장되어 있던 탄소들 또한 대기중으로 날려버렸다. 이렇게 지표 위, 아래에 저장되어 있던 탄소들은 인간의 활동에 의해 이산화탄소(CO2) 등의 형태로 대기중에 떠다니게 되었으며, 이는 천천히 그리고 무겁게 지구 전체의 기후를 교란시킴으로써 현재와 같은 온난한 기후를 만들었다. 극지의 빙하가 녹고, 태풍과 홍수, 폭염과 산불 같은 대형 재난이 발생하고, 바다를 산성화시키고, 동식물의 서식지가 파괴됐다. 그 흐름이 매우 심각하고 돌이키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음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모여 강력한 대책 마련을 촉구해왔고, 이에 정부와 지자체, 의회와 정당, 교육청과 학교가 기후위기 비상선언을 통해 응답한 것이다.

우리는 기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특정 지역에 국한된 환경오염 문제가 발생하던 과거에는 문제의 해결을 위해 ‘쓰레기 버리지 마세요’와 같이 개인의 실천을 강조했다. 집 앞에 버려진 쓰레기가 문제였던 시절에는 효과적인 방법이었을 수 있겠으나, 안타깝게도 기후 변화와 같은 전 지구적인 문제는 개인의 실천만으로 해결하기는 매우 어렵다. 그레타 툰베리를 비롯해 기후위기의 현실을 접한 사람들이 흔히 불안과 우울, 무기력증에 빠지는데, 이는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무력감과 관계가 깊다. 기후 위기는 대기중에 배출된 이산화탄소의 문제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인류가 어떤 연료를 사용할지, 어떻게 열과 에너지를 생산할지, 신도시를 만들지 말지, 도시의 교통수단을 어떻게 구성할 지와 같은 정책과 예산의 문제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 전 지구적인 환경문제의 해결을 위해 우리는 지금 개인 행동의 변화보다 우리 사회의 시스템을 바꿔야 할 시기에 봉착해 있는 것이다.

우리는 기후위기를 인식한 첫 세대이자 기후위기를 막을 수 있는 마지막 세대이다. 미국 민주당의 조 바이든은 그린뉴딜과 기후변화 대응 프로젝트 예산에 2,000조원의 예산을 책정하겠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 또한 대통령이 직접 그린뉴딜에 대한 검토를 지시했으며, 울산시 또한 이와 흐름을 같이하는 울산형 뉴딜사업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울산시교육청은 기후위기 대응 교육센터 설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울산시의회는 체계적인 환경교육을 위해 학교 환경교육 활성화를 위한 조례를 제정하고 있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기후위기와 같은 전 지구적인 문제 앞에 개인 노력과 실천은 무력하다. 하지만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모여서 함께 고민하고, 뜻을 모아 법과 조례를 만들고, 정책과 예산에 올바른 방향성을 부여함으로써 우리 사회가 나아가는 방향을 정할 수 있다. 정부와 지자체, 의회와 정당, 교육청과 학교가 함께하면 바꿀 수 있다. 내가 아니라 우리가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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