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요 도시별 신성장산업 수출액 현황.  
 

부산경제의 미래를 견인해 나갈 신성장산업 부문에서 부산의 위상이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은 물론, 다른 지방 대도시와 비교해도 우려할 만한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9일 부산상공회의소(회장 허용도)가 발표한 ‘품목별 수출통계로 본 부산지역 신성장산업 위상과 과제’라는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3년간 지역의 총 수출액이 연평균 3.9%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신성장산업으로 분류되는 품목군의 수출실적은 같은 기간 동안 오히려 3.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와 부품, 철강, 조선기자재, 기계장비 등의 주력산업군의 수출실적이 같은 기간 연평균 7.4%나 감소한 것과 비교해서도 대조적이다. 이 자료는 산자부에서 선정한 신성장산업과 수출성장동력산업에 속한 총 11개 품목군의 수출실적을 비교 분석한 것이다.

하지만 이런 견조한 수출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부산의 신성장산업에 속한 품목군의 수출 위상은 타 지역과 비교하면 대단히 낮은 수준이다. 실제, 지난해 부산에서 신성장산업에 속한 품목군의 수출실적은 25억 달러였는데, 이는 126억 달러인 서울의 5분의 1수준이며, 112억 달러인 인천과 비교해서도 4분의 1수준이다.

부?울?경 전체에서도 지난해 신성장산업 품목군 수출실적 123억 달러 중 부산의 비중은 19%로 가장 낮았다. 울산이 58억 달러로 53.4%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경남이 40억 달러로 27.6%를 차지해 부산과는 격차가 컸다.

또한 코로나19의 팬데믹 상황에서도 국내 신성장산업 품목군의 수출은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금년 상반기 4.5% 증가했지만, 부산은 오히려 14.6%나 감소했다.

이처럼 부산의 신성장산업 품목군의 수출이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영향을 상대적으로 크게 받고 있는 것은 신성장산업의 수출을 주도하고 있는 품목군이 다른 대도시에 비해 양적?질적으로 모두 취약하기 때문으로 부산상의는 내다봤다.

2019년 기준 신성장산업 품목군의 수출비중을 보면, 부산은 농수산식품, 화장품, 생활용품, 패션의류 등의 프리미엄 소비재가 전체의 64.7%로 압도적 비중을 차지했다. 다음으로는 항공·드론이 17.5%, 플라스틱제품 13.4%, 정밀화학원료 1.6% 등의 순이었다. 반면, 전국적으로는 산업규모와 부가가치 창출력이 뛰어난 차세대 반도체가 36.3%로 가장 비중이 높았고, 다음으로 프리미엄 소비재 20.8%, 프라스틱제품 8.8%, 차세대디스플레이 8.8%, 정밀화학원료 6.5% 등의 순을 보여 부산의 현실과는 대조를 보였다.

특히 전국적 비중이 가장 높은 차세대 반도체 수출에서 부산은 1.1%에 그쳤지만, 신성장산업 품목군의 수출비중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충남의 경우는 차세대 반도체 수출 비중이 가장 높았고,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대도시 역시 대부분 차세대 반도체가 주요 수출품목으로 자리 잡고 있다.

뿐만 아니라 부산은 자동차가 주력산업임에도 불구하고 전기자동차 관련 수출이 0.2%에 그쳐 패러다임 변화에 대한 대응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지역 비중이 두 번째로 높은 항공·드론도 특정 업체의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프리미엄 소비재 역시 수산물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부가가치가 상대적으로 큰 화장품이나 생활용품, 패션의류 수출을 늘리는 등 다변화가 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상의 심재운 조사연구본부장은 “정부에서 지정한 신성장산업은 지역경제에도 향후 성장동력이 될 가능성이 큰 만큼, 차세대 반도체와 같은 핵심성장산업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가덕도 신공항 등 첨단산업 조성 기반의 조속한 확보가 절실하다”면서 “항공·드론 등 지역적 비중이 큰 성장산업에 대해서도 지역 중소제조 기업들이 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전기차?수소차와 같은 친환경 모빌리티 관련 생산기반도 체계적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 / 김성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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