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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구대] 물에 빠진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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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병길 주필
  • 승인 2020.08.13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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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원 이광수는 동물 중에 소를 가장 좋아해 칭찬하는 글을 여러편 남겼다. 그는 우덕송(牛德頌)에서 ‘소는 사람이 가장 본받을 선생님’이라고 극찬했다. 또 우리 풍수지리설에는 ‘묏자리가 소의 형국이면 그 자손이 부자가 된다’ 는 얘기도 있다. 옛사람들은 소를 식구처럼 생구(生口)라고 불렀다. 정월 첫째 축일(丑日)에는 일을 시키지 않고 쇠죽에는 콩을 많이 넣어 먹이기도 했다.

소를 인격시한 측면은 민담으로도 전한다. 황희(黃喜)정승이 젊은 시절 길을 가다 농부가 2마리 소로 밭을 가는 것을 보고, 어느 소가 밭을 더 잘 가느냐고 물었다. 농부는 귀엣말로 이쪽 소가 더 잘간다고 했다. 농부에게 어째서 귀엣말로 하는가 물으니 ‘짐승일지라도 잘 못한다면 기분이 좋을리가 있겠는가’라고 했다.

근육질 덩치에 행동이 느린 육지 포유동물인 소는 물을 싫어하지 않는다. 가장 싫어하는 더위와 흡혈 곤충들을 물속에 들어가면 해결해주기 때문이다. 소가 물에 잠기면 금세 익사할 것 같지만 육중한 체구가 물에 뜨고 수영을 하는 타고난 본능을 갖고 있다.

유래없이 긴 장마로 축사가 침수되면서 강물에 휩쓸려가다 구출된 소들이 주인품으로 돌아갔다. 떠내려가다 가까스로 집 지붕에 올라탄 소들은 숨막히는 구출작전 끝에 살았다. 전북 남원의 젖소는 물길로 60km 떨어진 전남 광양시 섬진강에서 발견됐다. 경남 합천 한우는 80km 떨어진 밀양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소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포유류는 물에 뜨게 돼 있고, 물에 뜨면 수영을 하게 돼 있다고 한다. 수영 본능이 발동하기 때문이다.

우생마사(牛生馬死 )라는 교훈도 있다. 소와 말이 물에 빠지면 말이 소보다 훨씬 빨리 물에서 나온다. 그런데 장마철 급류 때는 다르다. 소는 살아나오는데 말은 익사하는 경우가 많다. 헤엄을 잘치는 말은 자신의 힘만 믿고 물을 거슬러 오르다 결국 지쳐서 익사하고 만다. 하지만 소는 물살에 몸은 맡긴 채 떠내려가면서 조금씩 뭍에 접근해 걸어 나온다. 사람사는 세상도 마찬가지다. 힘들수록 순리를 거스리지 않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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