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明)나라 때에도 쓸만한 장관감이 드물었나보다. 명 말기 학자 여신오(呂新吾)는『呻昑語』라는 글에서 장관감이 모자란다고 한탄했다. 여신오에 의하면 장관에는 여섯가지 등급이 있다. 
가장 훌륭한 장관이란 일을 하는지 안하는지 모르게 국민을 잘 살게 만든다. 그에게는 ‘두뇌가 명석하다’든가 ‘진짜 일꾼이다’라는 식의 평이 어울리지도 않는다. 이런 인물은 매우 드물다. 
그래서 두번째 장관이 나타난다. 무슨일에나 적극적으로 덤벼든다. 매우 강직하여 직언을 서슴치 않는다. 지혜와 기개가 앞서 말썽도 잘 빚고 반발도 사지만 조금도 구애받지 않고 소신대로 일한다. 나라가 어려울 때 가장 필요한 장관도 이런 인물이다.
그 다음 세번째 장관은 가장 흔한 안전제일주의다. 나쁜 일을 저지르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좋은 일을 자진해서 하지도 않는다.
네번째 인물은 지위나 재산 축적에 더 신경을 쓴다. 입으론 국가와 국민을 내세우지만 속으로는 자기 밖에 모른다. 다만 자진해서 나쁜 일을 꾸미지는 않는다.
이보다 더 못된 게 다섯번째 장관이다. 자리를 이용해 사리를 채울 뿐 아니라 편을 짜고 가린다. 
더 못된 여섯번째 장관은 음흉하며 자기 야망에 따라 천하를 어지럽히는 인물이다. 명나라가 망한 것은 1등에서 3등까지의 장관보다도 4등에서 6등까지의 장관들이 판을 쳤기 때문이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역대 ‘최장수 국토부 장관’이 됐다. 2017년 6월 21일 취임해 9월 23일 재임 1191일째를 맞았다. 이명박 정부시절 정종환 전 국토해양부 장관이 기록한 1187일(2008년 2월 29일~2011년 5월 30일)을 넘어섰다. 김장관은 취임 일성으로 ‘다주택자 등 투기세력과 전쟁’을 선포하고 총 23번째 부동산 대책에도 ‘집값 잡기’에 실패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최근엔 집값 상승에 불안한 젊은 층이 ‘패닉 바잉’에 나선 것을 두고 “30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돈을 마련한다는 속어)로 집을 사들이는게 안타깝다”고 했다가 “집값을 올린 당사자가 할 소리냐”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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