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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시대] 코로나19 시대의 추석맞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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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은규 울산연구원 연구행정지원실장
  • 승인 2020.09.27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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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택트’‧‘혼추족’ 추석과 짝 이루는 신조어
유래없는 어려운 상황 고향 방문 자제해야
 감염병 조기종식 위한 협력‧노력 필요한 때

이은규
울산연구원 연구행정지원실장


인터넷 언론 검색 서비스(www.kinds.or.kr)로 지난해 추석 즈음의 언론기사들을 검색해 보았다. 역시 ‘보름달’, ‘고속도로’, ‘귀성길’ 등 지난 수십 년간 익숙하게 들어왔던 연관어들이 주를 이뤘다. 이번에는 지난 일주일 동안의 ‘추석’과 관련된 언론기사들을 검색해 보았다. 예상했던 대로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고향방문 자제’ 등 예년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단어들이 등장했다.

코로나 사태로 자주 등장하게 된 ‘언택트(비대면)’라는 단어도 추석과 짝을 이루고, 홀로 추석을 보내는 사람을 뜻하는 ‘혼추족’과 같은 신조어의 등장만 봐도 이번 추석 분위기가 낯설다.
추석이 다가올수록 그리고 어쩌면 한동안 이런 낯선 단어들이 우리의 일상을 힘들게 할지도 모르겠다.
현재 우리뿐만 아니라 세계 모든 사람들이 이처럼 가보지 못한 초유의 길을 걷고 있다. 코로나19를 극복하는 길이야 말로 인류문명사의 새로운 도전이자 커다란 시련으로 기록될 것임에 틀림없다.

1990년대 초 소련의 붕괴로 인류의 역사는 이념 대립의 시대를 마감하게 되었다.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가 최종적으로 승리함에 따라 인류의 역사는 영원한 평화의 시대를 맞게 됐다고 생각하게 됐다. 미국의 정치학자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이를 ‘역사의 종말’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20세기 말 전세계의 민주화 물결을 다룬 새무얼 헌팅턴(1927-2008)은 여기에 동의하지 않았다. 그는 인류의 역사가 민족들 간의 문화적, 지역적 정체성에 기반한 투쟁과 충돌을 통해 이루어졌다고 했다. 그의 입장에서 보면 역사의 진화가 마침내 끝나 평화의 시대로 귀결된 것이 아니라 새로운 단계로 전환되었다고 보았다. 이념전쟁으로 잠시 가려져 있었던 ‘문명의 충돌’은 계속될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을 보면 새무얼 헌팅턴의 주장에 더 무게가 실리는 것 같다. 전 방위에 걸친 미국과 중국의 패권전쟁, 종교 갈등에 기반한 중동의 정전 불안 지속, 러시아의 영토 확장에 따른 주변국과의 갈등 등 평화보다는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문명의 충돌’이 극심한 시기에 코로나19라는 복병이 등장하였다. 서방의 일부 언론에서는 코로나19의 위험성도 문제지만 글로벌 리더십 부재를 지적하는 보도가 많이 있다. 각국의 이해관계로 UN은 물론 WHO 등 국제기구들은 무력화됐다. ‘자국우선주의’로 인해 약화된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은 오히려 감염병 대응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방해하고 있는 실정이다.

코로나19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그리고 어떻게 극복될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심지어 백신과 치료제가 나온다고 해도 변이 가능성, 예방 및 치료효과 등에 대한 전문가들의 우려도 여전하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서로를 믿고 힘을 합쳐야 한다는 것이다. 크게는 국가 간 공조와 협력이 필요할 것이다. 작게는 우리나라, 우리지역과 사회, 개개인의 협력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추석은 부모님을 찾아뵙고 일가친척과 우의를 나누는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임에는 틀림없다. 다만 사상 유례 없는 어려운 상황인 만큼, 더 큰 피해를 예방하고 현 사태를 조기에 극복하기 위해 정부의 요청과 같이 고향 방문을 자제하는 것에 적극 동참할 필요가 있다. 귀성길을 대신해 긴 연휴 동안 추캉스(추석을 이용한 바캉스)를 즐기기 위한 숙소, 교통편 등의 예약률이 높다는 보도를 보니 우려와 함께 가슴 한 편이 무거워진다.

더욱이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 말 못할 고생을 하시는 분들이 너무나 많은데 이들을 위한 걱정과 미안함이 앞선다. 이분들을 생각해서라도 ‘몸은 멀지만 마음은 가까이’라는 말의 의미를 되새기며 부모님과 친지들에게 따뜻한 전화 한 통 하는 명절로 보내면 어떨까 생각한다.
이번 추석에 모두의 노력이 뒷받침된다면 코로나 조기 종식은 물론, 다가올 내년 설날을 반가움과 기쁨이 배가되는 명절로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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