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매일UTV가 마련한 양성평등주간 기념 ‘You&Me 토크 콘서트'가 지난 26일 오후 7시 유튜브 실시간 방송으로 열렸다. 김도희 울산대교수의 사회로 곽진주 한국폭력예방교육전문강사협회 상임대표, 황빈 빈스 SAT 인문학 아카데미 대표가 솔직 담백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곽진주 한국폭력예방교육전문강사협회 상임대표

 

황빈 빈스 SAT 인문학 아카데미 대표

울산매일UTV는 지난 26일 유튜브 실시간 생방송으로 ‘양성평등주간 기념 You&Me 토크콘서트’를 개최했다. 김도희 울산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크쇼에는 곽진주 한국폭력예방교육전문강사협회 상임대표와 황빈 빈스 SAT 인문학 아카데미가 패널로 참가해 ‘남자와 여자 역할 고정관념 타파! 속 시원한 이야기'를 주제로 솔직 담백한 이야기를 나눴다. 시청자들도 댓글 참여를 통해 우리시대 성인식에 대한 고민들 함께 풀어보기도 했다. 자세한 내용은 울산매일UTV 유튜브 채널에서 확인할 수 있다.<편집자 주> 

■  명절 역할분담
    곽 : 명절은 서로 즐거워야
         역할 분담하고 배려를
    황 : 남성들이 식사 후 설거지 등 
         성차별 문제 해결 행동 나서야

■  육아휴직
    곽 : 공무원·대기업 외 사용 4.7%
         의무규정 등 강력한 보완 필요
    황 : 저임금 여성 경력단절 양육 올인
         남녀 임금격차 줄이면 활발해질 듯

 

▷김도희 = 다음 주면 추석이지 않습니까? 개인적인 질문일 수 있습니다만, 명절 때 역할 분담이랄까 어떻게 보내야 할지요. 

▷곽진주 = 어머님이 돌아가신 후엔 명절 때 형님은 나물 생선 밥을 준비해 주시고, 저는 부침 종류, 멀리 있는 막내는 과일 준비해서 당일 날 만나서 함께 지내고, 당일 헤어지는 걸로 하니까 편해요. 남편과 아이들도 함께 하니 훨씬 편했고요. 서로 즐거워야 할 명절이 고생길이면 많이 힘들지요. 각 가정에 따라 서로 불편하지 않도록 조금만 배려하면 좋은 것 같아요. 

▷황빈 = 저는 본가 어른이 다 돌아가셔서 처가댁에서 명절을 자주 지냅니다. 아내의 언니, 오빠, 남동생 가족과 다함께 모입니다. 이때 음식 준비의 주관자는 며느리들입니다. 시누이 입장인 처형은 감시자, 제 아내는 명절음식 준비 조력자 역할을 수행합니다. 남성들은 경제적 지원자라는 명분으로 당일 편하게 쉬면서 음식과 대화를 나눕니다. 이 상황이 불편한 저는 식사 후에는 남성들의 눈치를 살피며 조용히 부엌으로 가 설거지를 합니다. 가정에서의 성 역할 고정관념이 해체되는 상황일 수도 있겠죠. 남성들이 성차별 문제 해결을 위해 행동으로 나서는 게 최고의 변화요인 아닐까 합니다. 

▷김도희 = 결혼을 하고 나면, 당장 또 집안 일이 기다리고 있죠? 두 분은 집안일을 어떻게 나눠서 하시는 편이세요? 저 같은 경우엔 (나눠서/ 주로 제가) 합니다만. 

▷곽진주 = 저의 어머니는 아버지 수발은 거의 안들어 주셨어요. 그래서 아버지께 왜 어머니의 수발을 요구하지 않느냐고 했지요. 그랬더니 나는 손이 없니 발이 없니 하시며 여자라고 그런 일을 반드시 해야 하는 게 아니고, 누구든 할 수 있는 사람이 하면 되는 거라고 말씀하셨지요. 제가 결혼을 하고 보니 얼마나 아버지가 깨어 있으신 분인지 알았어요. 

▷황빈 = 제 경험으로 양성평등의 첫 걸음은 가사 일을 합의 하에 분담하는 것, 자녀 양육을 함께하는 것임을 알게 됐습니다. 가사노동과 육아노동을 여성, 아내, 엄마가 전담한다면 이건 불공정거래 아닐까요(웃음) 제가 딸 가진 아빠라 더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김도희 = 취업, 승진, 연봉…이 모든 것들이 아직 남성들이 더 유리하다는 인식이 강하고 실제로도 그렇다는 통계치도 많이 있죠? 

▷곽진주 = 영국 이코노미스트 발표에 의하면 한국의 유리천장 지수가 7년 연속 OECD 꼴찌에 머무르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 임원 중 여성 임원 비율이 3.6%이고 여성임원이 한 명도 없는 기업이 44곳이라 합니다. 최근에 모 방송 아나운서 채용 관행을 보면 남성 아나운서 41명중 34명(82.9%)이 정규직인 반면 여성아나운서는 36명 중 9명(25%)만이 정규직이었습니다. 채용에 있어서 성차별이 관행처럼 치부되는 측면들은 많습니다. 유리천장의 존재는 여전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거죠. 

▷김도희 = 육아휴직에 관해 남 여 모두 불만 있는 부분이 있죠? 

▷곽진주 = 육아휴직제도가 마련되어 있기는 하지만 지키는 대기업, 중소기업이 얼마나 될까요? 전체 육아휴직자의 65%가 공무원이나 대기업 소속이고요. 육아휴직을 쓸 수 있는 사람 중에 실제 사용하는 사람은 4.7%에 불과합니다. 여성은 특히 경력단절 문제가 있으니까요. 실제 육아휴직과 관련된 기업들의 위법 행위는 해마다 늘고 있고, 남녀고용평등법상 육아휴직을 의무규정으로 보지 않는다는 점에서 여전히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의무규정 등 강력한 보완이 필요합니다. 육아에 적극적인 남성을 말하는 신조어까지 등장했지만 현실적으로 남성의 육아휴직은 어려운 것이 사실이지요. 

▷황빈 = 제 생각엔 남녀 임금격차가 많이 나지 않는 상황이 되면 육아휴직이 더 활발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금처럼 여성의 임금이 낮은 상황에선 육아휴직과 관련된 갈등에서 남성에 비해 저임금 여성들이 경력단절을 하고서 양육노동에 가담하게 됩니다. 

 

■ 보건휴가
    곽 : ‘생리휴가’ 이름만 바뀌어
    황 : 여성의 고통 모두 공감해야

■ 군가산점 성차별?
    곽 : 굳이 필요한가
    황 : 시간 손실에 대한 보전 필요

■ 청소년의 양성평등 인식
    곽 : 시대와 맞지 않는 교육현실
         양성평등 교육 실생활 적용 의문
   황 : 6-7세부터 성인지 감수성·다양성
         자기 긍정의식 고취 교육 필요

▷김도희 = 보건휴가도 사실 찬반 논쟁이 뜨거운 부분이죠. 여자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와, 오히려 역차별이다 라는 의견들. 

▷곽진주 = 생리휴가를 보건휴가라고 이름만 바꾼 것인데 주5일 근무제일 경우 보건휴가를 무급으로 전환시키는 거잖아요? 물론 단체협약이나 근로계약에 따로 정한 바가 있으면 유급으로 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그렇게 하고자 하는 직장이 얼마나 될 거라고 생각하시나요? 여성의 생리일을 미리 예측할 수도 있지만 아닌 경우도 많은데 미리 통보를 해야 하고 1일 단위의 근로 계약을 한 일용직 근무자는 사용하기도 불가능하잖아요. 여성의 직장생활을 염려해서 만든 제도라면 여성의 생리에 대해 제대로 알고 만들어야 실질적인 제도가 되지 않을까요. 

▷황빈 = 이 보건휴가를 무급휴가로라도 받으면서 고통을 감내하려는 여성의 입장에 모두가 ‘생리 공감’하면 어떨까요? 여성들이 주말, 연차와 연결해 보건휴가 낸다라는 불만에 대해서도 카더라통신 또는 경험에 기초한 주장이지, 사실 객관적으로 입증된 사실이 아니다라는 것이 팩트입니다. 

▷김도희 = 우리나라 남성에게 주어진 의무인 군 복무. 인구수도 줄면서 여성도 군대에 가야한다, 징병제가 아닌 모병제로 가야한다는 의견이 분분하지 않습니까? 

▷황빈 = 저는 군대는 남성 권력자들에 의해 만들어진 국가 권력유지 제도인데, 왜 이것에 대한 불만을 남성들이 여성들에게 하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권력지향적인 사회지도층의 자녀들 역시 군복무에서 많이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결국 남성사이에서도 평등하지 못한 현실인 것입니다. 

▷곽진주 = 남성의 군 복무는 강제이고, 여성의 임신은 선택인데 왜 비교 대상이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고 하는 경우도 있더군요. 여성이 임신을 위해 겪어야 하는 일들, 40여년을 생리의 고통과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고, 임신을 하면 10개월을 뱃속에서 키워야 하고, 그나마 임신이 순조로울 경우이지 아닌 경우에 받는 고통은 얼마나 많은지... 또 아이를 낳게 되면 거의 독박육아를 해야 하고, 경력은 단절되고, 또 가사노동은 어떻구요. 군대와 임신을 비교하는 건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남성의 애로사항을 간과하자는 얘기는 아닙니다만 서로의 입장에서 면밀히 살피고 이해해야 할 부분입니다. 

▷김도희 = 아이디 우롱차조아님 “군 가산점은 성차별인가요?”라고 물으셨어요. 군 가산점이 성차별일까요? 아니면 평등 보장을 위한 제도일까요? 두 분 생각은? 

▷곽진주 = 전 굳이 가산점이 필요한가 하는 생각입니다. 물론 가장 왕성한 활동을 할 젊은 나이에 2년이 그리 간단한 문제는 아니라는 점은 인정을 합니다. 

▷황빈 = 군가산점 제도는 이미 헌재에서 위헌 판결을 받았는데요, 군 가산점 제도에 대해 폐지 청원을 제기한 사람은 여성이 아니라 남성인 이화여대 조택 행정학과 교수였습니다. 그런데 군가산점 부여(부활)에 대해 전 국민 대상 여론조사 결과 찬성하는 비율이 높았습니다. 애초에 시간 손실에 대한 보전을 위한 합리적인 월급이 제공됐다면 군가산점제는 없었을 것입니다. 

▷김도희 = 미래를 이끌 주역인 청소년들의 양성평등 인식이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요. 

▷곽진주 = 지난해 부산에서 초·중·고등학교 교가와 교훈을 성인지 관점에서 수정 보완할 것이 있는지 점검을 한 적이 있는데 남학교는 기상, 씩씩, 건아, 늠름, 사나이, 굵은, 꿈 등의 단어들이 있었고, 여학교는 곱게, 슬기롭게, 향기 지닌 여성, 다소곳이, 어여뿐 꽃봉우리, 꽃송이, 현숙한 등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결과만 보더라도 시대와 맞지 않는 교육현실을 알 수 있습니다. 
요즘 초등학생들 경우 남학생들이 양성평등교육을 하면 역차별 받고 있다는 항의 아닌 항의를 합니다. 이유를 들어보면 체벌을 하더라도 남학생들이 더 심하게 당하고 있으며, 힘든 일은 남학생들이 해야 하는 걸 당연시하고 있다고들 하거든요. 이러한 결과를 보면, 선생님들이 양성평등을 가르치고는 있지만 실생활에서도 과연 적용되고 있는가 라는 의문이 들어요. 

▷황빈 = 학교라는 공간이 사회화 과정이 이루어지는 곳이잖아요? 기성세대의 가치관과 기대가 재생산되는 곳입니다. 이 말대로라면 사실 가부장제 사회의 불합리한 습성이 반복·재생산되는 현장인 셈이죠. 학생들이 기성세대의 성별고정관념을 체화하는 나이가 대략적으로 초등학교 입학 전후인 6-7세 라고 합니다. 이러한 시기적 한계를 극복하고 학생들이 성별 차이와 고정관념을 넘어 자기다움을 실현할 수 있도록 해야겠습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 성인지 감수성, 다양성 존중, 자기 긍정의식을 고취하고 삶을 이끌 역량을 발휘할 초등학교 선생님의 필요성이 대두됩니다. 

▷김도희 = 아직 해결해야할 숙제가 많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생각지도 못했던 부분도 있었고 저부터 실천할 수 있는 건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고요. 이야기를 하다 보니 벌써 예정됐던 시간이 다 됐네요. 너무 흥미진진해서 시간가는 줄 몰랐어요. 솔직담백한 토론 감사합니다.

울산매일UTV 스탭들과 출연자들이&#160;토크콘서트 실시간 방송을 준비중이다.    심현욱 기자 betterment00@iu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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