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석 울산광역시의회 의장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 힘겨운 농성 안타까워
지역 사회 각계각층 전방위 노력·관심 ‘절실’
원만히 해결돼 즐겁게 새해 맞이할 수 있기를

 

울산 동구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 장기 농성투쟁이 오늘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14년 6월 이후 6년째 학교 입구 도로에 비닐천막을 치고 힘겨운 복직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 19사태로 울산시민들이 힘든 상황을 보내고 있지만 이들의 현실은 너무 안타깝다. 
지난 8월 서울의 한 극장에서 이색 영화가 첫 상영됐다. 
톨게이트 노동자 217일 투쟁기록을 담은 영화 ‘보라보라’가 상영됐다. 
이날 상영회에 참석한 관객들은 영화를 보며 함께 분노하고 눈물을 흘렸다. 
부당한 환경에서 수십 년 일하다 싸움에 나서는 그들이 자신의 정당한 권리가 무엇인지 모른 채 일하다 싸움에 나서는 모습을 보면서 울컥하지 않은 사람들이 있을까? 
영화에 출연자이면서 투쟁을 함께했던 한 여성 노동자의 말은 아직도 귓가에 머물고 있다. 
“원래 내 자리로 돌아가기 위한 싸움이 이렇게 복잡하고 오래갈 줄 몰랐다. 치열하게 투쟁했던 때가 떠올라 울컥했다”는 그 한 마디. 
영화는 끝났지만 투쟁은 끝나지 않았다. 
도로공사 수납업무가 자회사로 이관돼 이들은 수납업무를 하지 않고 청소업무를 하고 있다. 
그러면서 기존 청소업무를 하던 다른 비정규직이 해고되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 
원직복직과 적정 임금 등 제대로 된 직접고용을 이루기 위한 투쟁이 오늘도 이어지고 있다. 
6년째 천막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들의 현실은 너무 안타깝다. 
시급 6,000원과 상여금 100%를 요구하며 농성을 시작한 이후 일은 못하고 빚만 수북하게 쌓였다. 
수차례 강제철거를 당하고 남은 건 1인당 1억원에 가까운 벌과금과 가압류, 그중 660만원 통장 가압류로 생활고를 겪자 당초 20여명에서 지금은 7명뿐이다. 
장기농성을 이어가던 한 노동자는 2년 전 뇌졸중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닐천막에서 원직복직을 이어가고 있는 노동자들은 60세 이상 노인들이다. 젊은 사람들도 힘든 비닐천막 농성인데 이들의 건강이 무척 우려스럽다.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들의 원직복직을 위해 그동안 울산시 등 관계기관에서 많은 관심을 기울인 것은 사실이다. 우리 사회는 많은 파업을 겪었다. 
특히 울산은 ‘노동자의 도시’로 노사간 힘든 협상을 이어왔지만, 결국 원만한 타협에 이르는 과정을 지켜왔다. 
단지 청소업체 복직을 원하는 이들의 눈물겨운 장기 천막농성이 타협을 이끌어내지 못한 이유가 무엇일까? 
우리는 더 엄청난 파업과 더 어려운 노사 갈등도 헤쳐 나온 현실을 목도했다. 
청소노동자 7명 역시, 코로나19 확산으로 불편하고 힘든 생활을 이어가는 울산시민들과 하등의 다를 바가 없다. 
때마침 문재인 대통령도 코로나19에 취약한 계층에 대한 추가 보호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코로나19 확산에 취약한 택배, 돌봄, 간병, 청소노동자에 대한 보호대책을 마련하라는 내용이다.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들의 힘겨운 농성이 연내에 원직복직으로 해결될 수 있도록 다시 한 번 울산 사회 각계각층의 전방위 노력과 관심이 절실하다. 
지난 5월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서 한 청소노동자가 피켓을 들고 파업에 참석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치켜 든 피켓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I AM A MAN(나도 사람이다)’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 7명도 우리의 이웃이고 가족이 있는 당당한 울산시민이다. 해넘이 전에 해결되어, 새해 해맞이를 즐겁고 기쁜 마음으로 맞이할 수 있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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