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승 울산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장

지역사회 심리지원방역 협력 체계 강화
다양한 매체·홍보물 통해 관련정보 제공
20년 후 시민 정신건강 비전도 제시해야

세계보건기구는 일찍이 15년 전에 ‘정신건강 없이 건강 없다’라고 선언했다. 정신건강의 중요성을 잘 통찰한 말이다. 
실제로 우울증과 같은 정신건강의 문제가 발생하면 면역 기능이 저하되고, 고혈압, 심장병 등의 위험성이 높아지며, 건강을 유지하고 증진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건강 행동의 빈도가 감소하여 신체 건강이 취약해진다. 
주로 정신질환의 진단과 치료에 관심을 가져온 정신의학은 21세기에 들어와서야 비로소 적극적 정신건강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는데, 그 대표적인 학자가 하버드 의대의 조지 베일런트 교수이다. 그는 인격적 성숙과 사회정서지능, 회복탄력성과 긍정적 감정을 강조하였다. 
첫째, 인격적으로 성숙할수록 정신적으로 건강하다. 여기서 인격적인 성숙이란 생애주기별 발달과제를 완수하는 것으로, 정체성, 친밀성, 생산성, 통합성과 같은 성인기의 발달과제를 잘 성취하는 것을 말한다. 
둘째, 높은 사회정서지능을 가질수록 정신적으로 건강하다. 사회정서 지능이란 자신과 타인의 감정을 잘 이해하고 조절하여 적절하게 감정과 욕망을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이다. 
셋째, 회복탄력성이 높을수록 정신적으로 건강하다. 회복탄력성이란 삶의 요구와 도전에 대처하고 그것으로부터 긍정적인 방식으로 배우는 능력이다. 
넷째, 긍정적 감정과 주관적인 안녕이 높을수록 정신적으로 건강하다. 
요약하자면 적극적 정신건강이란 인격적인 성숙을 통해 자신과 타인의 감정을 잘 이해하고 적절히 감정과 욕망을 표현할 수 있으며, 삶의 변화와 요구에 적절한 대처를 통한 긍정적인 감정과 안녕의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하겠다. 
적극적 정신건강은 정신질환을 예방할 뿐만 아니라, 약물남용, 가정폭력과 범죄를 감소시켜 안전한 지역사회를 만드는 데에 기여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시민의 적극적 정신건강을 높일 수 있는 범 부서적인 다양한 노력이 체계적으로 시행되어야 한다. 
울산시는 지난달 행정기구 설치조례 개정안 및 공무원 정원 조례 개정안 입법예고를 마쳤다. 그 중 정신건강과 관련하여 중요한 부분은 시민건강국과 정신치매관리팀을 신설하는 것이다. 
복지여성건강국을 분리하고 시민건강국을 신설, 그 밑에 코로나19 총력대응을 위한 감염병관리과를 신설하고 또한 날로 증가하는 치매와 자살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기존에 공공보건팀에서 해왔던 업무를 정신치매관리팀을 신설하여 독립적인 업무를 수행한다고 한다. 
현재까지 코로나19 감염병을 모범적으로 막아온 울산광역시의 감염병 예방을 위한 노력에 더욱 큰 힘이 되리라고 생각되며, 정신건강 분야 역시 만시지탄이기는 하나 필수적인 기구 신설이라고 생각된다. 
신설 정신치매관리팀을 통해 지역사회 심리지원방역 협력을 정신건강복지센터, 시, 경찰, 소방, 구·군, 정신건강 관련 단체, 의료계 등의 협력 체계를 더욱 강화하고, 다양한 매체와 홍보물을 통한 심리지원을 수행하며, 관련 정보를 지속적으로 시민들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향후에는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를 포함하는 정신건강 전문가 그룹과 함께 20년 후 울산시민의 정신건강에 대한 비전을 만들어야 한다. 지역정신건강복지사업지원단을 활성화하여 지역 정신건강증진사업 계획 수립·시행을 위한 자문과 지원을 시작해야 한다. 
울산은 산업수도에서 생태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추기 위해 애쓰고 있다. 생태는 외부의 자연이다. 외부의 자연을 잘 가꾸기 위해서는 내면의 자연인 정신건강을 잘 돌보아야 한다.

저작권자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