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숙 울산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

도입 기업, 생산성·품질 향상·제조원가 절감
매출 증가로 공정·경영 부문 모두 개선 효과
지역 中企도 적극 도입…시장 선두에 서기를

지난 주 울산의 대표적인 스마트공장 구축기업인 세종공업을 다녀왔다. 45년간 자동차 부품을 생산해온 역사가 있는 기업이지만, 최근 국내외 시장 환경 변화가 위기임을 직감하고 ‘혁신’ 만이 살길이라는 생각으로 스마트공장을 도입했다. 그동안 직원들의 경험에 의존해왔던 작업들에 스마트 시스템을 적용해 표준조건을 설정한 후, 실시간으로 조건 변경 추이와 결과를 확인해 불량 방지와 설비 관리에서 효과를 보고 있었다. 
정부는 중소기업의 제조혁신 지원을 위해 2022년까지 3만개의 스마트공장 보급을 목표로 중소벤처기업부를 중심으로 한 ‘스마트공장 보급 확산 사업’을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전국 1만2,660개사에 스마트공장이 지원됐고, 울산지역에도 2014년도 4개사를 시작으로 ‘18년도 56개사, ‘19년도 77개사로 대폭 증가하는 추세이다. 올해도 울산에 90건 이상의 스마트공장 도입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러한 추세를 고려할 때, 스마트공장 도입은 기업의 경쟁력을 위해 선택이 아닌 필수조건이 돼가고 있다. 
효과는 수치적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스마트공장 도입기업의 성과 분석 보고서에 의하면 생산성이 30.0% 증가, 품질이 43.5% 향상, 제조원가가 15.9% 절감됐다. 전체적으로 매출액 또한 7.7% 증가돼 공정과 경영 부문 모두 개선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공장 도입 기업은 제조현장뿐만 아니라 사무현장과 개발현장, 물류까지도 포함해 포괄적으로 접근하길 바란다. 제조현장만 국한한다면 공장자동화 수준에 그치게 돼 향후 비즈니스 전반에 시스템을 도입하려 할 때, 다시 처음부터 준비해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한꺼번에 스마트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비용과 시간적인 측면에서 힘들지만, 초기 도입 시부터 구체화된 계획을 가지고 단계별로 도입한다면 단기적으로 큰 비용을 지출하지 않고도 차근차근 준비가 가능하다. 
이를 위해 정부는 스마트공장 도입 이전에 스마트역량강화, 스마트코디네이터 등의 지원 사업을 통해 전문가를 매칭해 기업별로 당장 우선순위가 원가절감인지 고객사와의 업무협력 원활화인지, 사고예방인지 등을 파악해 가장 필요한 부분부터 구축하고 향후에 고도화를 시켜나갈 수 있도록 제조혁신 로드맵을 수립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스마트공장 도입을 희망하는 기업들이 자금 부담을 걱정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울산지역에서 스마트공장을 도입한 통계를 보면 6,000만원 이하로 기초수준의 스마트화를 도입한 기업이 약 40%에 달한다. 꼭 1억원의 최대 금액을 활용하지 않아도 기업이 필요한 부분에만 우선적으로 투자해 성과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스마트공장 도입 이후의 관리도 매우 중요하다. 시스템을 지속 관리하기 위해 전담 인력이 필요하지만 새롭게 인력을 충원하는 것이 힘들다면 기존 인력에 교육기회를 제공해 전문성을 함양할 수 있도록 하고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을 권장한다. 중기부에서 운영하는 중소벤처기업연수원 외에도 다양한 기관에서 IT 실무 교육을 지원하고 있으니 이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마저도 힘든 상황이라면 공급기업과 협약 단계에서 지속적인 유지보수 서비스의 질을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 
울산지역 특성상 대기업과의 연결이 매우 중요한 것을 고려할 때, 대기업에서는 이미 자체적으로 스마트공장 수준을 지속 향상해왔기 때문에 스마트공장을 도입한 중소기업과의 거래에 대한 선호도가 올라가는 것은 필연적이며, 중소기업들의 스마트공장 도입 필요성은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이다. 
울산지역의 많은 제조 중소기업이 스마트공장을 적극 도입해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시장에서 선두에 설 수 있기를 기대한다. 

저작권자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