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어린이집 아동학대 잇따라
피해아동 어머니 등 ‘한자리에’
재발방지 체계적 대응책 논의
울산시 정책·종사자 교육 방안도

 

   
 
  ▲ 29일 울산 남구 한 카페에 어린이집 아동학대 피해아동 어머니 등 10여명이 모여 가해자 강력처벌과 재발방지 등을 논의하고 있다.  
 

'엄마가 뿔났다.'

최근 울산지역에서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이 잇따르면서 피해아동 어머니들이 아동학대 근절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직접 팔을 걷어붙였다.

29일 남구 한 카페에 10여명이 모였다. 최근 발생한 동구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 지난 8월의 북구 어린이집과 2월의 중구 국공립어린이집에서 발생한 아동학대 사건의 피해아동 어머니들이다. 학부모 시민단체인 ‘정치하는 엄마들’도 함께 자리했다.

어린이집에서 상처를 받은 아이들의 이야기를 공유하면서 어머니들의 눈가에는 눈물이 맺혔고, 목소리도 떨렸다.

북구 어린이집에서 학대 피해를 입은 한 아동의 어머니는 “아이는 물론 저도 처음 만난 보육교사였는데, 이런 일을 겪으니 이제 그 누구도 믿고 맡기지 못하겠다”면서 “아이한테 친구들 만나러 어린이집에 가자고 하면 ‘친구들 만나러 가기 싫다’고 답하는 걸 이제와 곱씹어보면 억장이 무너진다”고 울분을 토했다.

중구의 한 어머니는 “올해 초에 어린이집 아동학대가 이뤄졌는데 6월이 돼서야 이야기가 나온 것이 말이 되느냐”면서 “구청에서도 초반에는 아무 말도 없다가 학부모들이 민원을 넣으니 그제서야 일을 진행해줬다. 이게 맞는 절차인건지 궁금하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최근 전국적으로 공분을 산 동구 어린이집 아동학대 추가 피해아동의 어머니도 답답합을 토로했다. 그는 “한 아이가 집중적으로 피해를 입었고 추가 조사를 통해서 다른 피해자가 확인된 상황”이라며 “특히 아이를 괴롭힌 가해 교사가 어린이집 원장 딸이니 더 심각하다”고 말했다.

사건이 발생한 어린이집은 다르지만, 학대 사건을 경험한 피해 아동의 어머니들이 한 데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치하는 엄마들’이 울산지역 어린이집 아동학대 문제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가해자들의 강력 처벌과 재발방지를 위해 이날 자리를 만들었다.

이들은 앞으로 지역 아동학대 피해에 대응하기 위해 힘을 모으기로 했다. 당분간 각자 사건의 재판과 수사기관 조사 등 일정이 남아있어 활동은 어렵지만, 앞으로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대응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아동학대 방지를 위한 시의 정책이나 제도, 어린이집 교사와 원장에 대한 실질적인 교육 등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최미아 정치하는 엄마들 울산대표는 “당장 대책을 구하기는 어렵겠지만 앞으로 울산지역의 아동학대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며 “이날 모인 학부모들도 뜻을 함께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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